安 "총선 그르친 분들에게 책임"…친노 압박?

머니투데이 제주=김세관 기자 2012.11.02 21:09
글자크기

(상보)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일 민주통합당의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 그룹을 겨냥했다. 이해찬 대표로 비롯한 지도부를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주희망콘서트 '새로운 정치가 희망을 부른다'에 참석해 정치혁신과 관련 발언을 하던 중 "민주당도 오랜 동안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했고 희생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분들이 많다"며 "이 분들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계파를 만들어 계파의 이익에 너무 집착하다 총선을 그르친 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구 민주당과 범야권 시민사회세력과의 통합 이후로 구성된 민주통합당을 총선부터 현재까지 이끌고 있는 지도부, 즉 친노 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지도부 퇴진 압박이 거세게 일고 있으며,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사퇴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내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발언이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소극적인 안 후보가 민주당 정치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을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유민영 안 후보 캠프 측 공동 대변인은 "정치쇄신과 혁신을 총선에서 이뤄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얘기한 것"이라며 "포괄적으로 정치권을 지칭한 것으로 직접적인 계파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후보는 이날 강연을 통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안 후보는 '다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5년 뒤의 우리 삶이 달라지겠냐'는 질문에 "출마 선언할 때 3자 합의를 얘기했다. 정책경쟁을 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도 누구나 잘 사는 세상이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아쉽게도 뜻대로 안됐다"며 "그래서 아마 (내가 대통령이 안되면) 많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오후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일(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제가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국민들이 정치권에 정치개혁을 요구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정치개혁도 이루고 정권교체도 이뤄져야 민생문제가 해결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모든 국민들의 바람과 희망, 소원하는 부분들에 대해 가장 힘을 쓸 수 있을 때가 지금"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 되면 요구하겠다고 가만있지 말고 (국민들이) 지금 요구하면 꼭 필요한 부분들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민들이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때는 선거가 끝났을 때가 아니고 선거과정 중에 있다는 생각"이라며 "양당이 합의하면 못 할 일이 없다. 양쪽에서 하겠다면 왜 지금 하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논쟁이 건전하게 되지 않아서 안타까운데 제가 주장한 것은 특권을 내려놓자는 것"이라며 "지난 4월 총선 직후 양당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하고 아무런 말 없는 그 부분 때문에 아마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국회의원 축소 200명으로 자꾸 몰아가는 것 아닌가 생각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당의 보조금 삭감 문제도 그렇다. 같은 금액을 보조하더라도 조직이나 계파 유지에 쓰지 말고 정책 개발에만 썼으면 한다"며 "지금까지 개혁이 안 된 건 정치권의 권한이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특권을 내려놓자고 한 이유는 국민들이 다시 정치권에 믿음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봤다"며 "기득권을 다 가지고는 어려운 내년에 국민들에게 양보를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