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제주 해군기지 필요…갈등 부른건 사과해야"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2.11.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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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대통령 되면 강정마을 사태 사과하겠다"··· 4.3공원 방문해 인터뷰 중 눈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을 방문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송원영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을 방문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송원영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2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지난 여러 정부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다는 것은 국가 안보차원에서 (필요성을)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강정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과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는 과연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한가와 강정마을을 선택할 때 과정상·시행상의 문제는 없었는가로 나눠서 살펴 볼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제주 해군기지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이 판단하기 어려운 국가안보상의 문제"라면서도 "이념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국제환경도 달라진 가운데서도 같은 결론(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라면 국가 안보차원에서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꼭 강정마을이었어야 하는가. 설사 결론이 내렸다고 해도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 엄중하게 다시 한 번 찾아봐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친척들 간 반목을 불러일으키고 주민 간 갈등을 일으킨 책임은 정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 말씀을 경청하고 사과하도록 하겠다"며 "비록 전임 정부의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지난 40여 일간 첨예한 갈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 말씀을 들은 이유는 우선 제가 현장에 방문해서 듣는 것 자체가 전국적으로 방송되고 고통 받는 분의 진실이 알려지는 기회가 된다"며 "둘째로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면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보고 듣는 것보다 현장에서 고통 받는 분들 말씀을 들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를 마친 안 후보는 현장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요청에 따라 예정에 없던 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방문해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자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경청했다.


이에 앞서 안 후보는 제주 4.3공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안 후보는 "(4.3항쟁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제주도의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파괴와 폭력의 역사를 넘어 평화의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방명록에 '4.3의 아픔을 역사가 기억하게 하고,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를 지켜드리겠습니다'라고 적었으며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안 후보와 제주 일정에 동행한 송호창 선대본부장은 "공원을 돌 때 누구누구의 자(子)라는 위령비를 보고 울컥했다고 한다"며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만명을 희생시킨 것에 대한 아픔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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