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단일화의 한 축인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은 요지부동이다. 단일화의 구체적 방법과 시기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 마다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시기와 방법은 국민이 과정을 만들어 줄 것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물론 단일화에 소극적인 안 후보 측 입장도 이해는 간다. 1년 넘게 꺼지지 않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채 대선에 뛰어들었고, 현장 행보와 강연 정치를 통해 볼 수 있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뒤로 한 채 단일화 테이블에 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단일화 논의가 '반정치공학'과 '국민'으로 함몰될수록 안 후보 측이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늘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단일화 설득논리도 최근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대선 종합정책 발표 예정일인 오는 10일까지 내린 '단일화 함구령'과 민주당의 단일화 요구가 있을 때마다 강연을 통해 정치쇄신안으로 정책이슈를 주도한 것은 그 어떤 정치원로 보다 '정치공학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굳어지는 안 후보 지지층 30%만을 '국민'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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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후발주자로서 정치경험이 많고 정당이라는 조직을 등에 업은 후보들보다 잘해온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을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는 이슈를 주도하며 만만치 않은 대선 후보임을 증명했다.
다만, 범야권과 지지층에게 단일화 논의는 더 이상 '정치공학적 접근'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도 아닌 시기가 왔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버텨온 논리가 자신을 옥죄는 덫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