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검찰에 개혁 칼 끝···권한 축소,독립성 강화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2.10.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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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민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 존재가치 없어"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31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바로잡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오대일 기자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31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바로잡고 있다. ⓒ사진=뉴스1제공, 오대일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31일 개혁의 칼끝을 정치권, 재벌에 이어 사정권력의 정점에 있는 검찰에 들이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와 더불어 검찰을 외청화 하고 수사권을 대폭 축소하는 등, 권한은 줄이고 독립성은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공평동 선거사무실에서 강인철 캠프 법률지원단장, 금태섭 상황실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중심 △국민 인권보장 강화 △사회적·경제적 약자 보호 등의 3대 원칙을 내세운 10대 사법개혁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안 후보는 대검의 중수부를 폐지하고 검찰의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분리하는 한편,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검찰 외청화와 기소배심제 도입 등을 당선 직후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강 단장은 "(검찰의)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분리 하겠다"며 "국민의 감시·감독 용이 측면이나 국민의 수사 편익 측면에서 검찰보다는 경찰이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내곡동 사저 관련 특검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며 "저도 특검을 지켜보고 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과거에도 여러 (사법권에 대한) 개혁 시도들이 있었지만 결국 기득권에 무릎 꿇고 타협했다. 과거 시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진정한 개혁은 자기희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자기희생이 있어야 개혁이 정말 성공할 수 있다"며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면 우리 미래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시기를 언급하며 야권 단일화와 관련돼 한 발 내딛는듯한 모습을 보였던 안 후보는 이날은 단일화 발언을 자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캠프 주요 관계들을 통해 민주통합당과의 단일화 관련 주도권 경쟁을 지속했다.

송호창 안 후보 캠프 공동 선대본부장은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캠프에서 (단일화) 시점을 정확하게 못 박고 언제 이후에 논의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 없다"며 "노회한 정치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달력을 앞에 놓고 스케줄을 짜듯이 정치 공학적으로 유불리를 계산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정책공약이나 미래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을 단일화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선거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못을 박을 순 없지만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을 시점이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순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으로 통해 "(안 후보가 전날) 정책에 집중하고 가치에 대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 것은 국민들에게 정책과 공약을 다듬은 공약집 제출을 약속했고 정치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안 후보는 일관되게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의 과제 모두의 중요성을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넥스트소사이어티 2013' 포럼에 참석해 "재벌개혁 이전에 정치개혁이 선행돼야 바람직하다. 모든 개혁은 정치개혁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첫 번째 단추를 풀기 위한 방법이 정치개혁"이라며 "그럴 때만이 정치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닌 답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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