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와 어울리지 못한 '어울림 3총사'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12.10.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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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어울림 3총사'로 불리던 어울림그룹의 3개 상장사가 증시에서 퇴출될 전망입니다. 한국형 슈퍼카 '스피라'사업도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현재 어울림정보통신과 어울림엘시스는 이미 정리매매가 끝났고 어울림네트웍스는 상장심사위원회에서 퇴출 결정을 받아 이의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최근 어울림그룹의 연락처는 모두 변경돼 금감원에 공시돼 있는 3개 상장사의 대표 번호는 모두 삭제됐고 오직 어울림모터스의 '스피라' 판매문의 전화만 그대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어울림모터스 측은 공장은 폐쇄되지 않고 운영되고 있으며 직장이 문을 닫는 등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증시와 어울리지 못한 '어울림 3총사'


어룰림그룹은 1990년대말 보안사업으로 성장한 '보안 1세대' 회사로 2000년대 초반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어울림네트웍스는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사업 등을 토대로 CCTV(폐쇄회로TV), 보안영상 사업 등을 벌였고 어울림정보기술은 네트워크와 보안솔루션, 어울림엘시스는 보안관제서비스 등을 각각 영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어울림엘시스는 2002년, 어울림네트웍스는 2004년을 끝으로 흑자를 내지 못했고 어울림정보기술만 2010년까지 흑자와 적자를 오갔습니다. 사업자금은 잇단 증자와 계열사 출자 등 외부자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울림 3총사는 수년 전 신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들 3총사 자금으로 설립된 어울림모터스는 '스피라' 브랜드의 한국형 슈퍼카를 만들었고 아주자동차공업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하는 등 이미 판매된 '스피라' 수제차의 대수는 30대를 넘는다고 합니다.

어울림엘시스는 2010년 9월부터 전기자전거 및 전기바이크 개발 및 판매에 뛰어들었습니다. 브랜드는 '스피라 엘빅'(SPIRRA ELBIC). 전기자전거사업권에 대해 어울림엘시스가 총판권을, 어울림네트웍스가 판매량에 따라 상표권의 로열티를 지급받는 형태로 사업을 꾸렸습니다.


어울림그룹은 이밖에도 비상장사 인터컴소프트웨어, 어울림모터스, 어울림에프앤씨 등을 통해 기업관리솔루션, 음식점, 여행, 의류잡화 등 사업도 벌였습니다. 슈퍼카 '스피라'의 다양한 컬렉션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스피라 스토어'(www.spirrastore.com)도 열었지만 지금은 폐쇄됐습니다. 이곳에선 '스피라' 엠블럼을 디자인화한 목걸이, 가죽지갑, 모자 등 액세서리와 넥타이, 셔츠, 가방 등을 판매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후 수백억원 규모의 경영진 횡령 의혹, 자본잠식 등에 이어 상장폐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형 슈퍼카' '전기 바이크' 등 신사업을 보고 투자한 주주들의 원성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와 올해 어울림네트웍스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적정'을 부여하면서도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주석을 달았는데 이 경고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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