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원/달러 환율 1100원도 깨진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2.10.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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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이코노미스트 환율 전망 "1100원 아래로 내려가도 추세적 하향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1110선을 내주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107.2원에 거래를 마친 후 17일 오전 11시13분 현재 2.25원 더 하락한 1104.95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밑돌면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어 증시도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00원 깨진다"=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다음 저지선인 1100원이 연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00원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다"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풀려있어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향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추세적 하향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는 4분기 원/달러 환율 밴드를 1050~1150원으로 전망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100~1110원의 저지선이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기존 전망이 수정돼야 한다"며 "향후 1,2개월 안에 1080원까지 꾸준히 원화가 절상되는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1100원이 깨진 뒤 1080원을 터치한 다음 연말에는 1100원 선에서 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다만 1100원 밑에서 안착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나중혁 연구원은 "1100원이 깨질 경우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의지가 강해 개입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1100원에서 저항선이 형성될 거란 전망도 있었다. 유현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초반 부터 1110원까지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높기 때문에 1100원 아래로 뚫고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00원 이하에서 안착하기 보다 1100원 중심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절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긴 하나 경기불안, 스페인 리스크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어 원화 절상 흐름은 점차 완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통화 '약세'...원화강세로 귀결=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지적했다.

나중혁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당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달러·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은행(BOJ)도 이제 엔화약세를 원하고 있다"며 "중국 위안화도 환 방어를 원하고 있어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도 무역수지 흑자기조의 지속,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 기조도 원화의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가파른 위안화 절상 흐름이 원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수출 둔화로 2분기에 절하됐던 위안화가 7월말 이후 절상된 뒤 최근 절상폭이 확대되며 아시아 통화전반에 대한 절상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달러화 흐름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원화 절상폭이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 아직 뚜렷하지 않아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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