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멘토 이헌재 "새누리, 경제민주화 태생적 한계"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2.10.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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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경제민주화, 빅3 모두 진보적…국민 선택지 좁아진 것은 아쉬워"

安 멘토 이헌재 "새누리, 경제민주화 태생적 한계"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사진)는 17일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 "태생적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C) 경제기자회 정례포럼에서 "경제민주화 논리는 새누리당 김종인 위원장이 논의를 이슈화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새누리당에 부담이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선명성 경쟁이나 정책의 적극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총리는 최근 경제민주화가 시대화두로 떠오른 것에 대해 "요새 화두가 복지와 경제민주화가 돼서 한창 대선주자들 사이에 이야기하다보니 어느 틈에 차이가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애매한 거 같다. 경제민주화가 뭘 이야기하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진단했다.



빅3 대선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는 "최근 2년 전부터 느닷없이 보수적 노선을 걸어오던 박근혜 후보가 사회 보장이라는 측면을 버리고 맞춤형 복지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 모두 진보적인 이슈로 바뀌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지대가 없이 모두 이쪽(진보성향)으로 가버렸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 후보가 사회보장을 중심으로 복지를 보완하고, 중간지대에 안철수 후보가 서고, 문재인 후보가 복지라는 측면으로 나왔으면 대선을 관전하기도 재미있고 국민의 선택지가 넓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최근 정치권에서 재벌개혁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는 순환출자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 소유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소유 규제와 행위 규제가 같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유 규제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현실과 함께 가야하고, 단계적 접근법이 좋다"면서 "소유나 구조를 규제하는 것이 정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시적이고 선명성이 있지만 형식논리에 빠질 우려가 있고, 실질과 괴리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산분리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미국에서 금융기관의 부도덕성 등으로 인한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소유규제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행위 규제 선진화와 금산분리 등 (소유 규제)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재벌 자체를 놓고 해체해야 하느냐, 마느냐'. '재벌의 소유권을 규제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구체적 행위를 적시하고, 행위에 따르는 적법성과 공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를 발굴해 개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심해야 한다.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권리에 의한 사적 기업분야를 통제할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 문제 중 하나"라면서도 "그런데 자칫 국가 간섭이 될 수 있고, 규제와 탈규제 문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총리는 경제민주화의 해법을 헌법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은 우리의 사고와 뿌리다. 헌법에서 말하고 있는 경제민주화는 명확하다"며 "첫째는 거시경제정책을 제대로 하고 분배를 하는 것이다. 분배를 이야기하면 좌파·진보고, 성장을 이야기하면 우파가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제대로 지키라는 게 (헌법의) 첫 번째 요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번째가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드는 것이고, 세 번째가 그 속에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생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을 경제민주화라고 말하고 있다"며 "이 바탕(헌법) 위에서 경제민주화를 풀어가야지, 어떤 특정분야에 국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민주화 논의는 오늘내일의 이야기가 아니"라며 "(경제민주화 정책에 있어 대선 후보) 각자 차별화와 정책 우월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슈에 대해 정확한 현실을 인식·파악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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