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4886억원 물렸다

머니위크 성승제 기자 2012.10.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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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웅진법정관리, 은행권 영향은?

채권은행들이 `웅진 사태'로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게 됐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부실에 따른 이익감소에 시달리는 금융회사에 실적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과 채권금융회사들이 최근 웅진그룹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충당금 부담액을 재산정한 결과, 웅진 채권은행들이 3분기부터 쌓아야 할 충당금이 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보험·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충당금 추정액은 8500억원 규모다.
 
은행들은 여신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하고 단계별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은행별로 단계별 충당금 적립비율은 차이가 있지만 추정손실의 경우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모든 은행들이 100만원을 빌려줬다면 100만원 전부를 충당금으로 쌓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웅진그룹의 여타 계열사 여신과 협력업체들의 대출 부실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액 등을 따지면 쌓아야 할 총 충당금 적립액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웅진홀딩스 주채권은행이자 그룹 익스포저가 가장 큰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웅진그룹 신용공여액은 4886억원으로 4분기에 1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극동건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익스포저 3022억원)도 당장 3분기에 500억~700억원의 충당금을 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의 웅진 익스포저도 289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담보채권이 많아 충당금 적립액은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올 2분기에도 36개사에 대한 기업구조조정 추진 여파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충당금 부담 등으로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40.9% 감소한 3896억원을, 우리은행도 성동조선관련 충당금 요인으로 2분기 순익이 전분기 대비 54.6% 감소한 2930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실이 발생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당장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금융시장이 안 좋은데 대기업 부실이라는 대형악재가 터졌다"면서 "무엇보다 3분기 실적발표가 얼마 남지 않아 수습할 시간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하락과 연체율 상승이 은행 실적 개선을 저해하고 있는 가운데 웅진 사태까지 불거져 실제 분기순이익이 추정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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