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 국내 출시가 당초 업계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폰5
아이폰5를 판매할 예정인 SK텔레콤 (56,200원 ▲1,000 +1.81%)과 KT (42,900원 ▲100 +0.23%)는 애플과 협의 중이라면서도 출시일정을 비롯한 가격, 보조금, 프로모션 등 세부사항은 확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상 애플은 출시일정과 관련해 사전에 통신사 측에 고지하지 않고, 출시일 2주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해왔다. 날짜가 발표되면 통신사는 출시일 1주일전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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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객들로부터 출시일정 문의가 많이 오고 있지만 우리도 애플의 결정만 기다리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애플은 국내 아이폰5 전파 인증 과정에서 차질을 빚었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5에 대해 국내 전파인증을 받았지만 해지한 뒤 다시 신청했다. 정확한 이유는 애플이 밝히지 않았지만 아이폰5의 LTE(롱텀에볼루션) 주파수 대역을 잘못 신청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SK텔레콤 (56,200원 ▲1,000 +1.81%)의 850메가헤르츠(MHz) 주파수 대역에서 5MHz만 신청했다는 것. SK텔레콤의 850MHz 대역 LTE 서비스용 주파수 대역폭이 5MHz였다가 지난해 10월 이후 10MHz로 늘어났는데 애플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신청했다가 뒤늦게 알고 다시 절차를 밟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재신청한 전파인증을 이날 오후 다시 받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애플은 한국을 포함한 3차 출시국 전체 일정을 아직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만의 전파인증 상황이나 특정 통신사와의 주파수 문제 등을 직접적 지연 이유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전파인증은 신청 후 1주일도 안걸리기 때문에 출시국을 고지하더라도 발표 이후 출시까지 인증을 받을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5가 다시 국내 전파인증을 받았지만 이른 시일 내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물량부족을 지연 이유로 꼽는다. 부품 공급이나 조립이 원활하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 5일에는 아이폰5를 위탁생산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이 하루 동안 파업을 하는 바람에 일부 라인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아이폰5 물량이 부족하면 애플은 국내보다는 미국 등 주요 시장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는 500만명이 채 되지 않아 점유율이 높지 않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도 "10월중 아이폰5 출시를 기대한다"면서도 아이폰5 물량부족 보도에 대해 "그런 것 같다"며 물량 부족이 출시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벌이는 탓에 애플이 한국내 출시일정을 조율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 내 아이폰 우량고객들과 차기모델을 기대려온 잠재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소송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통신사들도 보상판매 등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온라인 유통망이나 거리 판매점에서 일찌감치 아이폰5 예약판매를 신청한 고객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매장의 묻지마식 예약가입의 경우 수요자 명단을 통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진행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 판매시 가입조건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예약 가입은 이통사 본사 정책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출시가 된다고 해도 실제 더 빨리 받아볼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