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리스크 관리 허술 군공, 웅진에도 당했다

더벨 이승우 기자 2012.10.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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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풋백옵션 뒤늦게 행사..극동건설 지분 담보

더벨|이 기사는 10월08일(15:27)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투자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군인공제회가 웅진홀딩스 (1,153원 ▼3 -0.26%)에 대한 투자와 자금 회수 과정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분을 담보로 보유하고 있던 극동건설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금 회수에 소홀했다. 다른 채권자들과 달리 항상 회수가 가능한 풋백옵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 신청 이튿날에야 뒤늦게 옵션 행사를 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극동건설 지분 담보로 웅진홀딩스에 제공한 200억 원 채권에 대한 풋백옵션을 지난달 27일에 행사했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튿날이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2007년 200억 원에 이어 2008년 300억 원, 총 500억 원을 웅진홀딩스에 지원했다. 극동건설 지분 7.5%를 담보로 한 것으로 사실상 극동건설 지분 투자였다. 연간 수익률은 8.2%.

상환 조건은 군인공제회에 유리했다. 2010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상시 상환 요구를 할 수 있는 풋백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군인공제회는 최근 몇 년간 극동건설의 상황이 나빠지자 자금 회수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500억 원 전액을 상환하려 했지만 웅진그룹의 요구로 300억 원만 회수했다. 잔여자금 200억 원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 상환하겠다는 웅진 측의 약속을 받고 풋백옵션 행사를 일부 보류했다. 단 금리 인상 등 회수 보류에 따른 유리한 조건 등을 붙이지 않았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500억 원 전액을 상환하려 했으나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웅진이 일부 상환을 요구해 200억 원은 남겨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웅진 그룹은 계열사들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법정관리를 신청, 군공과의 약속을 어겼다. 군인공제회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지만 달리 생각하면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의치 않은 극동건설의 상황에 대한 아무런 안전 장치를 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 28일경으로 예상됐던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코웨이 매각 딜(Deal)이 깨지고 법정관리 신청 이튿날 풋백옵션을 행사하면서 다른 채권자와 같이 채권이 동결된 것이다.

보유 채권 200억 원은 결과적으로 부도 신세가 됐고 다른 일반채권과 같은 유예 대상 채권이 된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출자전환과 더불어 채무 감면이 통상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언제든 회수 가능했던 채권이 졸지에 회수 불투명한 채권으로 전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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