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무일푼' 윤석금 회장의 사회환원?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이창명 기자 2012.10.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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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했지만 할 게 없었다"는 회사 관계자, 부인 매각주식 '사회환원'가닥

↑(서울=뉴스1) 이정선 기자=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국만과 채권단, 임직원에게 사과한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이정선 기자=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국만과 채권단, 임직원에게 사과한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장 개인이 그렇게 돈이 없는 줄은 우리도 전혀 몰랐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극동건설과 웅진코웨이의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 도덕적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윤 회장 재산의 사회환원' 카드를 꺼내들었던 회사 관계자들의 '변명'이다.

앞서 개천절 휴일인 지난 3일, 자청해서 기자를 찾아온 웅진 관계자는 장시간에 걸쳐 윤회장의 '진심'을 이야기했다. "극동건설이 부도가 나면 결국 웅진홀딩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윤 회장이 책임지고 살려놓겠다는 의미에서 대표자리에까지 앉았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어 채권단이나 언론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환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법원 대표자 심리가 끝나면 그룹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이며 그 내용에는 재산의 사회 환원까지 다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이 대표자 심문 끝내고 나오면 '그 내용 그대로죠?'라고 물어본 후 'OK'라고 하면 (사회환원) 포함해서 바로 뿌릴(배포) 계획이다"라며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현재 윤 회장의 자산이 주식 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택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도 곁들였다.

하지만 '사회환원' 방침은 5일 윤회장의 발언으로 뒤집혔다.
윤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 11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중 "사회환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회 환원)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검토해서 다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단서가 붙었다.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대부분 주식이며, 부동산은 거의 없을뿐더러 주식 또한 담보로 잡혀 있어 채무가 많다며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비상장사인 웅진식품 지분과 서울저축은행과 웅진플레이도시에 투자하거나 빌려준 대여금 등이 있지만 그 가치를 따지면 크지 않고 오히려 채무가 많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돈이 없다'는 말이었다. "돈이 없어 (사회환원을) 할 게 없다"는 현장 발 속보가 나가자 웅진홀딩스 홍보실장은 기자들에게 "할 돈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말로 또 다시 해명에 나섰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윤 회장의 사회환원을 검토했으나, 윤 회장이 얘기한대로 할 게 거의 없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의 부인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매각해 오해를 사고 있는 주식 대금 4억원 등에 대해서는 사회환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윤 회장의 재산상태를 알지 못해 설익은 사회환원 계획을 검토했다는 말이다.

법정관리 전후 윤회장과 회사측이 보여준 행보를 바라보며 '32년 샐러리맨 신화'의 이미지를 지워야 했던 국민들이 이런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웅진 그룹 재기의 핵심 열쇠는 사재출연이나 사과가 아니라 '신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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