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등 국감증인 대거 채택..재계 긴장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서명훈 기자 2012.10.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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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정용진 등 증인 채택..최태원 회장도 거론, 이건희 회장은 태안특위 증인

대기업 총수 등 국감증인 대거 채택..재계 긴장


5일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 재계 총수 등 오너 일가들이 대거 국감 또는 특위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인데다 국감의 경우 채택된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될 수 있어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1일 열릴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겸 이마트 대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통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행태 등에 대해 따져묻기 위해서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셋째아들로 정몽진 KCC 회장의 동생인 정몽열 KCC건설 대표이사도 오는 24일 정무위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보유주식 탈취 의혹과 관련해서다.

또 국회 태안유류피해 대책특위(이하 태안특위)는 지난달 25일 태안지역 피해보상과 지역발전기금 조성 등과 관련한 보고를 받기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과 노인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의결했다.



태안특위는 국감 직후 회의를 소집해 이 회장 등을 증인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3일 아시아 시장 점검차 해외로 출국한 상태여서 국감 출석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3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시대적 과제가 된 시점에서 대기업 및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며 최 회장에 대한 증인 신청 취지를 밝혔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당초 국회 정무위에서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관련, 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여야 협의를 거쳐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 안건희 이노션 대표, 손효원 현대엠코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만 출석시키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밖에 공정위 국감의 대기업 측 증인 명단의 상당부분은 부사장 또는 전무급으로 채워졌다. 11일 공정위 국감에는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 최상규 LG전자 부사장, 조영호 SK C&C 부사장 (이상 공정위 조사 방해 관련), 이형희 SK텔레콤 부사장, 서홍석 KT 부사장, 김철수 LG유플러스 부사장 (이상 통신사업자 불공정행위 등 관련), 김영섭 LG CNS 부사장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련)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또 전무급으로는 손문영 현대건설 전무, 한병하 삼성물산 전무가 4대강 공사 담합 건 관련으로, 오규봉 삼성SDS 전무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련 건으로 출석한다.



현행 '국회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동행명령을 거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대부분의 경우 고발이 이뤄지지 않고, 고발되더라도 검찰의 약식기소로 벌금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회장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하는 명분은 여러가지이지만, 공개적으로 총수를 몰아세워 의원들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다분한 만큼 실제로 출석하는 총수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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