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335억원 보유한 SSCP, 부도난 이유는?

더벨 이상균 기자 2012.10.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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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P 흑자 부도②차입금 담보로 279억원 제공돼…남은 현금도 부채상환에 사용된 듯

더벨|이 기사는 09월27일(11:2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SSCP의 부도는 여러 의문점을 남긴다. 겉으로 드러난 재무제표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말 기준 매출액 951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97%, 유동비율은 157%로 모두 양호한 편이다. 보유현금도 300억 원이 넘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부실의 징후가 농후했다.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자회사와 특수관계인에 7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대여해줬다. 매출채권까지 합치면 800억 원이 넘는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 중 대부분이 담보로 제공됐다. 만기어음은 11억95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이를 결제할만한 현금과 현금화시킬 만한 자산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유형자산 대부분 담보로 제공 '현금화 불가능'



올해 6월말 기준 SSCP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6억 원, 단기금융상품은 248억 원 등 동원 가능한 현금이 335억 원이다. 하지만 이 현금이 모두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중 65억 원은 차입금 담보로 제공돼 사용이 제한돼 있다. 같은 이유로 단기금융상품 중 214억 원도 사용할 수가 없다. 당장 사용 가능한 현금은 56억 원이란 얘기다.

SSCP는 7월부터 8월까지 75억 원의 현금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총 3차례에 걸쳐 각각 25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금 납입이 현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W의 신주인수권과 사채를 모두 한 업체가 보유한 경우 채권으로 주금납입을 대신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SSCP처럼 미래가 불투명한 업체들에게 이런 사례가 집중된다. SSCP는 3분기 들어 부도설에 시달렸다. 이 기간 리딩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 등은 7월부터 보유 주식을 대거 팔기 시작했다. 결국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른 주금 납입을 제외하면 SSCP의 보유 현금은 56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남은 56억 원도 SSCP가 발행한 전환사채(CB)와 BW, 사모사채 등을 상환하는데 대부분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SSCP 자회사에 투자한 업체 관계자는 "유동성이 악화된 SSCP는 부도 직전에도 전환사채(CB)와 BW, 사모사채 등이 만기가 도래하면서 현금을 돌려막는데 급급했다"며 "오정현 대표도 홍콩을 수차례 오가면서 자금 조달에 여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SSCP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6월말 기준 2435억 원으로 BW 70억 원, 유동성사채 500억 원, 단기차입금 1276억 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를 종합하면 SSCP는 6월 말부터 부도가 난 9월 18일까지 80일 동안 45억 원 이상의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11억9500만 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한 셈이다.

현금뿐 아니라 보유 유형자산의 매각을 통한 현금화도 불가능했다. 토지 및 건물, 기계장치,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 장부가액으로 1379억 원의 자산이 모두 담보로 제공돼 있다.

◇자회사에 쏟아부은 자금 수백억원 불구 '실적 저조'

SSCP의 재무상태를 악화시킨 주범으로는 자회사, 특수관계인과 거래한 매출채권과 대여금 등이 꼽힌다. 6월말 기준 880억 원에 달한다. 작년 12월말 839억 원에 비해 4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이중에는 단기대여금이 686억 원에 달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에스티엠코퍼레이션에 380억 원, 알켄즈에 154억 원, 홍콩법인인 SSCP 홀딩스에 138억 원 등이 몰려있다. 대여금 이자율은 7%다.

수백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자회사의 사정은 개선되지 않았다. 4개 자회사 중 홍콩법인과 일본법인은 각각 15억 원과 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나머지 2개사 중 알켄즈는 부도가 난 상태다. 일본법인과 알켄즈의 부채비율은 200%를 넘었다.

SSCP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정현 대표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지나치게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친 것이 결국 화가 된 셈"이라며 "SSCP가 겉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올해 초부터 부실의 징후가 연이어 나타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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