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입소문 타니 브랜드가치 '쑥쑥'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2012.10.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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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유통업계 '컨슈메이드 광고' 열풍

#1. 외계인의 침공에 용감한 지구인이 '굽네장풍'으로 맞선다. 그 맛에 반한 외계인이 '굽네 춤'을 추며 동영상은 끝을 맺는다. 배달복을 차려 입은 비보이들이 화려한 몸동작으로 배달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굽네치킨'. 맛을 본 비보이들은 온 몸으로 치킨의 맛을 표현한다. 소비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촬영까지 마친 굽네치킨의 UCC(User Created Contents) 광고다.

#2. 쇼파 위에 누워있는 아빠의 모습을 코카콜라로 표현한 그림 위로 '일하느라 지쳐있는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가 쓰여 있다. 자전거를 탄 청춘남녀의 수줍은 모습 위에는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을 위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온 가족과 코카콜라 행복을 열어요"라는 자막으로 마무리를 맺는 이 광고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작한 그림으로 만든 코카콜라의 광고다.

최근 유통업계에 소비자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만든 이른바 '컨슈메이드'(consumer+made) 광고가 부쩍 늘었다. 제품 홍보에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입소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서다.


◆"내가 바로 CF 감독" 톡톡 튀는 소비자 UCC

'배밭 할머니' '부산여고생 닭춤녀' '스톱모션' 그리고 '치킨체조'. 최근 TV CF로 방영된 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모은 굽네치킨의 UCC 페스티벌 공모작품들이다.

오븐구이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은 지난 6월부터 8월11일까지 펼쳐진 UCC 페스티벌을 통해 선정된 UCC를 TV 광고시리즈로 방영해 호평을 얻고 있다. 굽네치킨은 이번 UCC 페스티벌에서 '굽네송'에 맞춰 자신의 끼를 담은 UCC를 응모 받아 일주일에 7명을 선정, 100만원씩 상금으로 지급했다. 지난 2일에는 최종 우승자와 2·3등에게 추가로 5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번 UCC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진행한 지엔푸드의 구왕덕 마케팅국장은 "지난 5월 소녀시대의 광고모델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광고모델을 찾던 중 기획하게 됐다"며 "많은 돈을 들여 유명 모델을 내세울 수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같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 특히 여고생들이 교복을 입고 깜찍한 군무를 선보이는 '부산여고생 닭춤녀' 편은 다음 TV팟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7만건 이상의 조회수와 400여건에 달하는 추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일반인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영상은 다소 어설프지만 소비자 눈높이에서 만들어진 만큼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구 국장은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였다면 컨슈메이드 광고는 위험부담이 따른다"며 "하지만 예상보다 소비자들이 더 많이 호응해주면서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비자 UCC광고를 진행하며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는 기존과 비슷한 매출을 유지했고, 블로그나 SNS에 '굽네치킨'의 브랜드가 언급되는 횟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굽네치킨 외에도 여성들의 필수품인 '좋은 느낌' 역시 소비자들을 직접 광고에 참여하도록 해 여성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용품 브랜드 '좋은 느낌'은 지난 5월30일까지 '세상의 101가지 좋은 느낌'이라는 주제로 영상·사진 공모전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컨텐츠를 생산해 올려야 하는 이벤트 특성에도 불구하고 10만여건이 넘는 방문자와 5000여건이 넘는 응모작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공모전를 통해 응모된 영상과 사진 중 온라인 투표와 내부 심사를 통해 선정된 100가지 당선작에 브랜드 좋은 느낌이 더해져 '101가지 좋은 느낌' 광고가 완성됐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 아이 사진, 친구들과의 여행 등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느낌을 광고의 상황으로 담았다. 여성용품 광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유명 모델이나 화려한 영상은 없지만, 참가자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소비자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UCC·입소문 타니 브랜드가치 '쑥쑥'


◆내가 찍은 사진이 지하철 광고로!

소비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은 일상의 순간이 살아있어 광고 컨텐츠로도 좋은 소재가 된다. 이 점에 착안한 LG전자는 지난 7월1일까지 개최한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휘센 사진전'의 베스트 사진을 선정해 신문광고로 게재했다.

LG전자는 휘센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이 찍은 시원한 사진과 그에 어울리는 카피를 입력해 올리는 방식으로 응모를 받았다. 심사를 통해 수상작으로 1위 3명과 2위 5명을 선정하고 휘센 에어컨과 국민관광상품권을 증정했다. 이와 함께 이들 수상작을 직접 광고 컨텐츠로 사용했다.

6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신문광고가 게재됐는데 무엇보다 입소문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선자들이 자신의 사진이 게재된 신문광고를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 것은 물론 제품 홍보에도 톡톡한 역할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경우 소비자들의 작품 아이디어를 TV CF와 함께 일상에서 매일 마주치는 지하철역 스크린 도어 광고에도 응용했다. 코카콜라는 지난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유투브를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코카콜라 광고를 만드는 '도전! 코카-콜라 광고'를 진행했다. 코카콜라 유리병, 뚜껑, 캔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를 위해'라는 카피를 덧붙이도록 했다.

코카콜라 측은 매주 우수작품 10편을 뽑아 UCC에 동영상 광고로 게재하는 한편, 개그맨 최효종을 통해 아이디어는 우수했으나 광고 선정이 어려웠던 아쉬운 작품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더 많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 결과 SNS를 통해 한달 동안 무려 6000여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여한 이 이벤트에서 선정된 작품들은 3호선 압구정역, 5호선 왕십리역 스크린 도어 광고로 사용됐다.

지엔푸드 굽네치킨의 진하영 상무는 "컨슈메이드 광고는 고객이 스스로 브랜드 마케팅의 주체가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 등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며 "특히 브랜드 인지도 만큼이나 SNS 등을 통한 입소문이 중요해지는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광고 형태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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