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금 웅진그룹회장 사재 출연할 듯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2.10.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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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원 의견전달 후 발표할 듯..비난여론에 임원회의서 "경영권 미련 없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홀딩스 주식 등 사재를 출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3일 "고의부도설 등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윤회장이 심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경영권을 지키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했다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사재의 사회환원을 포함한 다양한 웅진그룹 살리기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 부인의 웅진씽크빅 주식 매각과 임직원들의 주식매각, 계열사 지분 교통정리, 계열사 부채의 조기상환 등 손실회피를 위한 사전조치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도덕성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에 직면했다.

윤 회장은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오는 5일 법정관리신청 대표자 심문 때 전달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 관계자는 "당초 4일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법정관리신청대표자 심문 직후 사회환원을 포함한 방안을 발표하는 쪽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됐으나 심문이 하루 미뤄져 최종 결정이 늦춰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웅진의 설립자로서 (감자에 따른) 지분은 없어지더라도 책임지고 웅진그룹을 살려놓기 위한 의무감에서 한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회장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부도덕한 행위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경영권에 미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이 사재출연 등의 방식으로 사회 환원할 수 있는 재산은 대부분 주식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상장주식으로는 웅진홀딩스 (1,120원 0.00%) 지분 73.9%(1602억원, 26일 종가 3600원 기준, 거래정지 상태)와 웅진케미칼 (19,950원 ▲50 +0.2%) 8.8%(210억, 10월2일 종가 516원 기준) 등 1812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비상장 회사인 웅진캐피탈 93%(자본금 1200억원)와 자산규모 4740억원대의 골프장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지분 43.2%, 웅진식품 22.3%(2010년 상장추진 당시 주당 가치 1만 916원 기준, 약 100억 추산), 웅진플레이시티 1.05%(주당 150원, 약 232만원), 르네상스제일호PEF 16.6%, 극동건설 1.8%, 북센 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윤 회장 재산은 웅진플레이도시에 빌려준 대여금 709억원이 있다.

사재출연의 구체적 범위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웅진홀딩스 등의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직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홀딩스 지분을 74%나 갖고 있어 (감자로 인해)지분이 소각돼도 최소 30% 이상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감자후 잔존가치와 상관없이 웅진홀딩스의 지분을 포기할 경우 사실상 웅진그룹의 경영권에서 완전히 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채권단의 압박과 감독당국의 대책이 이어지면서 당초 구상했던 대로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웅진을 회생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웅진 관계자는 계열사 채무 조기상환 논란과 관련,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극동건설에 담보로 잡혀 있던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웅진코웨이 지분의 담보설정을 해제하기 위해 계열사로부터 차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로부터 총 530억원을 19일에 단기차입해 웅진코웨이 (56,100원 ▲200 +0.36%) 담보설정을 해제하고, 이 주식을 다시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잡히고 차입을 해 20일에 이를 각 해당 계열사에 갚았는데, 공시를 25일에 뒤늦게 하면서 법정관리 직전에 조기상환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웅진플레이도시와 오션스위츠의 경우도 알짜 회사라기보다는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지만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타 계열사가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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