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틴더 콜리 딜로이트 이사 겸 미국진보센터 선임연구원 ⓒ이경숙 기자](https://thumb.mt.co.kr/06/2012/10/2012100209091003447_1.jpg/dims/optimize/)
지틴더 콜리(Jitinder Kohli) 미국 딜로이트 연방정부업무 담당이사는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IB)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SIB는 일종의 상(賞)"이라고 설명했다.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 '수익'이라는 상을 주니까 여러 사회구성원이 그 상을 받으려고 대화를 시작하고 손을 잡게 된다는 것이다.
SIB에 대해 콜리 이사는 '공공 금융의 혁신(A public finance innovation)'이라고 표현했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수가 줄어들고 공공 부문이 풀어야 할 사회 문제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SIB는 민간 자원을 공공 부문에 끌어올 전략으로 영미권 정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반해 SIB는 사회 혁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계 단계에서 투자를 통해 창출해야 할 성과가 명확히 규정되기 때문이다. 또 원금 회수, 수익 배분을 통해 민간자금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
그는 "SIB 등 사회투자 전략을 쓰면 공적 자금이 효과적으로 쓰이는 곳에 배정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간의 투자 자금이나 자선 자금을 끌어들여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재정적으로 빠듯한 곳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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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피터버러시(市)의 재범률 낮추기 SIB가 좋은 전례다. 동부의 농업중심지인 피터버러에서 범죄자 중 60%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 그런데 재범률이 가장 높은 건 경범 특히 음주 운전이었다.
해마다 농번기가 오면 동유럽에서 이민 온 농부들은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 동유럽에선 일정 수준 이하의 음주 운전은 합법이라 생긴 습관이었다. 하지만 영국에선 음주운전은 무조건 체포대상으로 교도소 행이다.
이런 문화는 농민 가정에는 불화를, 시 정부에는 예산 낭비를 일으켰다. 시 정부는 재범률 낮추기에 '상' 즉 수익을 주기로 결정했다.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법원장, 경찰서장, 수감자 대표, 수감자가족 지원단체, 음주운전자 자활기관 등 관련된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18개월 동안 논의해 각 지원기관 간 '칸막이'를 허물고 퇴소자 사회 복귀를 종합 지원하는 연계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는 "정부가 SIB에 지급 보증만 하고 투자와 서비스 제공은 민간이 한다"며 "이렇게 하면 정부가 비효율적으로 수행하던 공공서비스에 민간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끌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터버러 SIB 투자자는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따로 후원하기도 했다. 퇴소자의 재범률을 7.5% 이상 낮춰야 투자자에게 최고 13%의 수익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SIB를 모든 사회 문제 해결에 도입하기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SIB가 성공하려면 △성과를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고 △투자자가 보기에 합리적인 기간 내에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제로 제한을 둬야 한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협상 실무자와 사회 서비스 제공자에게 사회성과 연계구조를 만들 권한은 주되 △성과에 따라 수익을 주겠다는 약속은 책임지고 잘 이행해야 한다.
그는 "이런 특성 때문에 영국에선 고용 프로그램이나 보육원 아동 입양, 미국에선 범죄와 노숙자 줄이기 등 3~5년 안에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에서 SIB가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