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테마주 '바통터치', 안철수 가고 □□ 뜬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2.09.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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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주 세달만에 100% 이상 급등...실제 수혜 가능성 '글쎄'

대통령선거 구도가 3강 체제로 짜여지면서 증시 대선테마주의 중심축도 인물에서 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초부터 증시를 달궜던 정치인테마주들은 후보확정에 따른 재료 소진으로 주춤하고 있는 반면, 대선캠프들이 쏟아내는 주요 공약과 관련된 종목들이 본격적으로 꿈틀대고 있다.

정치권내에서도 아직 개념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른바 ‘경제민주화’ 관련주들이 대표주자다. 특히 대선후보들이 향후 경제민주화 이슈를 중심으로 정책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경제민주화 관련주들은 연말까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만난 경제민주화주

추석연휴 직전인 28일 증시에서는 이른바 경제민주화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금융단말기 및 자동화기기 등을 판매하는 한국컴퓨터와 시스템통합(SI)업체인 정원엔시스는 각각 상한가인 3230원과 1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맥스(홈네트워크), 비츠로시스, 경봉(지능형교통시스템), 케이씨에스(SI), 경봉(지능형교통시스템) 등도 1~5%대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전날 소액주주운동 등 재벌개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장 교수가 안 캠프의 경제사회분야 정책개발을 총괄함에 따라 향후 대선후보 캠프간 경제민주화 정책대결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던 것.

경제민주화 테마가 증시에서 부각된 것은 지난 7월부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당시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제민주화를 3대 공약으로 제시했고, 증시에서는 경제민주화 수혜주 찾기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대기업계열 SI업체들의 공공정보화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도입되면서 중소 SI업체들은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수혜주로 떠올랐다. 국내 SI시장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 이른바 대기업 계열 빅3가 독식하고 있어서다.

경봉은 7월 한달동안 7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컴퓨터는 7월 이후 3개월만에 106%, 정원엔시스는 146%나 상승했다.



◇‘경제민주화’ 구호는 요란한데...수혜 가능성은?

증시전문가들은 향후 대선후보 캠프간 공약대결이 가속화될수록 경제민주화 테마가 증시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관련주 역시 다른 테마주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기대감만으로 급등락하는데다 실제 공약이나 정책의 수혜 가능성도 매우 적다는 점에서 투자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4대강 사업 테마가 증시를 뒤흔들면서 이화공영 등 중소형 건설사들이 30배 이상 급등했지만, 대선 직후부터 수직낙하했다.

SI업계에서조차 중소SI업체들이 경제민주화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현 상황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SI업계 관계자는 “SI시장은 경쟁심화로 인해 대기업 계열 SI업체도 한자리수 영업이익률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 제한 등으로 중소 SI업체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될 수 있지만, 현재 경제민주화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얼마나 수혜를 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현재 경제민주화 테마로 엮어있는 중소 종목들은 사업분야도 제각각이며, 정책과의 연관성도 떨어지는 경우도 상당수”라며 “테마주는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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