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투자자 "허깨비 주식에 속았네" 망연자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2.09.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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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홀딩스, 극동건설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급등세..수시간 만에 나락

웅진홀딩스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웅진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개인들이 '패닉'에 빠졌다. 그나마 테마주 투자로 손실을 봤다면 자책이라도 하겠지만, 재계 39위 그룹주에 투자하고도 갑작스런 유동성 위기에 손실을 본 터라 당혹스럽다는 반응들이다.

27일 증시에서 웅진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한가로 출발했다. 일단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는 곧바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 웅진씽크빅 (2,130원 0.00%), 웅진에너지 (52원 ▼33 -38.8%), 웅진케미칼 (19,950원 ▲50 +0.2%), 웅진코웨이 (59,700원 ▲700 +1.19%) 등 웅진그룹 관련주들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매도물량은 계속 쌓이고 있지만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리스크 탓에 매수는 실종된 상태다.



이날 각종 증권관련 포털에는 웅진그룹 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웅진홀딩스는 자회사인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 1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채무 청산 및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만해도 부실 자회사의 꼬리 자르기 정도로 예상했지만 막상 웅진홀딩스 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거래정지와 함께 투자자들은 한순간에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 졌다.



한 개인투자자는 "그나마 우량했던 그룹도 풍전등화 였다"며 "주식 세계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 위험을 감지했어야 하는데, 무엇에 홀려 웅진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몇 시간이 천당과 지옥을 갈랐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유동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인데, 그나마 웅진의 희망이던 코웨이 마저 매각이 중단됐으니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태양광사업 등 신성장 사업도 진행이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며 "당장 위기를 모면하더라도 성장성을 잃어버린 그룹이 다시금 빛을 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단 거래정지만 풀리면 미련 없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말 그대로 허깨비 주식에 속았다"며 "일단 매매정지만 풀리면 무조건 매도하는 게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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