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단기적으로 실적 및 주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웅진이 부실 대형 계열사를 떼어내고 과거 내실 있는 기업외형을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극동건설은 지난 25일 만기 도래한 어음 15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이날 1차 부도를 냈다. 최종 부도 처리를 놓고 웅진홀딩스가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협의 중이다.
현금이 마른 웅진그룹은 최근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등 자금조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살아나 극동건설이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수혈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는 웅진그룹이 법정관리 등을 선택해 극동건설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법정관리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지급 보증은 이행해야 하지만 급한 채권이 동결돼 당장의 부담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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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웅진그룹이 오늘 중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꼬리자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일부 손실은 불가피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극동건설을 포기해 이전의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중견그룹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방향을 잡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딴 살림' 웅진코웨이 주가는 덤덤=반면 매각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웅진코웨이는 전일대비 1.39%(600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1차 부도 소식이 전해진 오전 한때 3.71%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막판 일시 상승반전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이미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웅진코웨이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의 매각이 결정됐다. 새 주인으로 바꾸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27일에는 주주총회를 열고 웅진코웨이 사명을 코웨이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장해 의결할 예정이다.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름부터 '웅진' 그룹과 선을 긋게 된다.
또 이번 주총에서 홍준기 사장을 재선임하고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윤종하 대표이사, 부재훈 부사장, 박태현 전무 등 MBK측 인사들이 대거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주총 이후, MBK파트너스는 내달 2일 매각 측인 웅진홀딩스에 인수금을 완납할 예정이다. 인수금을 완납하면 웅진그룹과는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웅진코웨이는 최근 주가 강세에 대한 부담과 웅진그룹 악재에 따른 심리적 요인으로 일시 하락했다"며 "그룹 악재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