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3년만에 '부채공기업'서 '국민공기업' 변신"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2.09.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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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통합 3주년<1>]올 매출 15조원, 금융부채비율 하락, 토지·주택 판매 호조

"LH, 3년만에 '부채공기업'서 '국민공기업' 변신"


 오는 10월1일자로 통합 출범 3주년을 맞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채공기업'에서 '국민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사업재조정, 정부 지원, 토지·주택 판매 증가, CEO(최고경영자)인 이지송 사장의 뚝심 경영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빠른 시간내 경영정상화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이지송 LH 사장↑이지송 LH 사장
 각종 경영 지표를 보면 경영정상화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9조26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6% 증가했고 연말까지는 지난해(15조2000억원)보다 약 2조원 증가한 17조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LH는 내다봤다. 영업이익도 1조5976억원으로, 전년대비 2.4배 늘었다.



 자산현황만 봐도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자산 163조원, 부채 133조7000억원(금융부채 101조원), 자본금 29조4000억원이다. 2009년과 비교할 때 부채비율은 525%에서 455%로 70%포인트, 금융부채비율은 361%에서 344%로 17%포인트가 각각 줄었다.

"LH, 3년만에 '부채공기업'서 '국민공기업' 변신"
 특히 금융부채 비율은 통합 초기인 2010년 405%까지 급증했다가 344%까지 하락하는 등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금융부채 순증가액도 2010년 15조7000억원, 2011년 7조원, 올 상반기 3조3000억원 증가에 그치는 등 증가세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금융부채 증가세 둔화는 자체자금으로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H 경영정상화는 채권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출범 당시 특수채 대비 2~3bp 수준이던 LH채권 스프레드는 2010년 7월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만해도 최대 26bp까지 늘었다. 하지만 LH 추진 공익사업 손실에 대한 손실보전과 국민주택기금 후순위 전환 등 공사법 개정과 경영실적 호전으로 최근 0bp까지 떨어졌다.

 경영정상화가 가져다준 과실은 달았다. 통합 3년차인 올해 경영실적만 봐도 LH가 국민공기업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내릴만하다. 우선 경기 불황에 맞춰 올 재정집행 목표를 당초 21조8000억원에서 22조4000억원으로 6000억원 증액했고 3년간 보상이 중단된 경기 파주 운정3지구 3조원을 포함해 연말까지 4조7000억원의 보상이 가능할 정도로 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LH, 3년만에 '부채공기업'서 '국민공기업' 변신"
 건설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연말까지 5조6000억원의 공사를 앞당겨 발주하고 7만1000가구의 주택을 착공할 계획이다. 다가구매입 1200가구와 전세임대 6600가구 등 서민주거 챙기기도 빼먹지 않고 있고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 국책사업에도 자금을 집중 투입,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실버사원·신입사원·고졸사원 등 30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고 최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영아부터 청소년(0세~18세)까지 아파트 내에서 안심하고 키우고 교육시킬 수 있는 '이지송식(式) 아이좋아'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지송 LH 사장은 "지난 3년간 전 임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재무안정 위에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 주거복지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공적 역할 확대로 진정한 국민 공기업으로 거듭나 통합의 과실을 국가와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출범 3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LH는 통합 초기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7단계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1·2급 직원 75%를 물갈이하고 304개 직위에 젊고 유능한 차세대 리더로 하위 직급자를 대거 발탁했다.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현장으로 배치하고 현장에서 보상, 개발, 공급, 사후관리까지 일괄수행할 수 있는 자기완결형 책임경영 조직구조로 개편했다.

 사업재조정은 세간의 강력한 반대속에서 이뤄낸 의미 있는 결과란 평가다. 통합 전 두 기관이 정치권과 지자체 요구로 무리하게 벌인 사업 중 수요와 사업타당성을 평가, 신규사업 138개 지구(195㎢, 143조원 규모)에 대한 사업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70조원의 사업비를 줄였고 사업 착수시기 조정에 따른 사업비 이연 효과 40조원까지 포함하면 총 110조원 사업비 절감효과를 거뒀다.



 정부와 국회의 제도적 지원 또한 LH 정상화를 일궈낸 일등공신이다. LH는 출범 당시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져 채권발행이 중단됐다.

 정부와 국회는 보금자리주택, 산업단지, 임대주택, 세종시·혁신도시 등의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고 임대주택사업으로 발생한 부채(국민주택기금 융자금) 40조원을 후순위채로 전환하는 내용의 LH공사법을 개정했다. 그 결과 채권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면서 자금조달이 원활해졌다.

 유로존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서도 증가한 토지·주택 판매는 경영정상화를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해의 경우 세종시·혁신도시 등 지방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총 판매실적이 22조4000억원을 기록, 전년 16조원보다 6조2000억원이 늘었다.



 대금회수도 전년(13조4000억원)보다 3조5000억원(26%) 증가한 16조900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는 주택시장 침체로 7조6000억원이 팔려 전년동기(8조2000억원)에 비해 7.6% 감소했지만 대금회수는 지난해 7조5천억원보다 6.8% 늘어난 8조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LH의 경영정상화는 이지송 사장의 뚝심과 소통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건설을 2001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시킨 위기극복 리더십이 LH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 사장은 인력·사업조정 등 경영혁신 과정에서 노조를 비롯한 직원, 지역주민, 정치인,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반대에 맞서 원칙과 철학을 고수하며 현장경영, 소통경영, 뚝심경영으로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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