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받은 '하트'에 낚여(?) 줌마도 빠졌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2.09.22 09:00
글자크기

[줌마의 스마트도전기]국민 모바일 게임 '애니팡' 써보니…

3년만에 받은 '하트'에 낚여(?) 줌마도 빠졌다


"○○○님이 ♥(하트)를 1개 보냈습니다."

지난 주말, 3년 전 만난 뒤 연락한번 안해본 지인에게 온 카톡(카카오톡) 메시지. 그것도 남자다. 30대 중반 아줌마 마음 두근두근 콩닥콩닥. '하트? 설마… 웬일로? 그땐 그런 줄 몰랐는데…'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옆에서 놀고 있는 딸아이 얼굴 한번 보고 정신을 차려본다. 그럼 그렇지. 얼마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놓은 모바일 게임 애니팡 때문에 날아온 '하트'다.



국민 모바일게임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팡'. 지난 7월30일 카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된 이래 40여일 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1200만건을 넘었다. 하루에 700만명이 애니팡을 즐긴다. 애니팡에 동시접속 하는 사람 수는 200만명이 넘는다. 제주도민 전체(53만명)의 4배다.

◇테트리스 이후 첫 게임, '애니팡'이 뭐기에…



'애니팡'은 1분 제한시간 동안 같은 동물 세 마리 이상을 가로, 세로로 놓아 없애는 게임이다. 단순한데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지하철, 버스, 걸어다니면서도 할 수 있어 접근이 쉽다.

3년만에 받은 '하트'에 낚여(?) 줌마도 빠졌다
실제 해보니, 정말 쉽다. 게임이라고는 초등학교 시설 오빠 손에 끌려 오락실에서 테트리스 한번 해본 게 전부다. 25년만에 해 본 게임인데 별다른 사용설명서를 안봐도 나같은 사람도 1주일만에 10만점을 운좋게 달성했다.(카톡 친구들 중 1위는 39만점이다)

한 통신사 대리점 직원은 모바일 게임 자체를 모르던 중년, 노년층 고객들이 대리점에 와서 애니팡 되는 휴대폰이 뭐냐며 스마트폰을 찾더라는 얘기도 전해줬다.


애니팡은 '하트' 한 개로 1분동안 게임을 할 수 있다. 하트는 8분에 하나씩 자동으로 충전되기도 하고, 하트가 다 떨어지면 아직 애니팡 앱을 다운받지 않은 카톡 친구들을 초대해서 하트를 받을 수 있다. 애니팡을 하고 있는 카톡 친구들과 '하트' 선물주기를 통해 얻을 수도 있다.

애니팡을 둘러싼 여러 에피소드도 들린다. 인터넷 고스톱만 하던 아빠가 자식들에게 하트 좀 보내달라고 하고, 무섭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직장 상사가 지인 중 애니팡 순위 1위에 오른 것을 보고 새삼 친근하게 느껴졌다는 것. 헤어진 애인이나 평소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하트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됐다는 사람도 있다.

밤 12시, 새벽 6시 수시로 날아오는 '하트'에 짜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무심코 데이터 소비…타임킬링 어쩌나

건전한 오락으로서의 게임은 개인의 선택과 취향의 문제다. 특히 청소년이 아닌 어른이라면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이른바 국민 모바일 게임을 일주일 넘게 써본 결과 간과해서는 안 될 점도 있다.

무엇보다 통제되지 않는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 3살 아들을 둔 한 지인은 주말 내내 애니팡을 하느라 애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며 후회했다. 스마트폰에 무심코 손이 가는 평소 습관에 더해져서 게임까지 하게 되더라는 것.

데이터 소비도 주의해야 한다. 게임은 무료지만 데이터는 소비된다. 특히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가 아니라면 염두에 두자.

대신증권은 지난 21일 "애니팡 한 게임에 평균 소요되는 데이터 량은 93KB 수준"이라며 "데이터 사용량을 기초로 한 하트 가격은 개당 5원"이라고 밝혔다.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정액 요금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월별 한도내에서 데이터를 차감하는 형태다. 초과 요율인 0.5KB 당 0.025원으로 계산하면 한게임 당 5원어치의 데이터를 쓰는 셈이다.

하루에 한시간씩 매일 60번의 게임을 한다고 가정하면 한달 데이터 소비량은 163MB가 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정도 수준이면 애니팡을 많이 한다고 해서 데이터 요금에 부담이 가진 않겠지만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GB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우 중요한 데이터 소비 아이템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자주 즐긴 탓에 뒷목이 더욱 뻐근해졌다. 애초에 목디스크 증상이 있었는데 더욱 악화됐던 것.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이 '힐링'이 될지, 시간과 건강에 '킬링'이 될지는 스마트 유저의 몫이겠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