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대선출마' 선언… 안랩 직원 반응은?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2.09.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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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되면 특혜? 역차별이 더 걱정", 의장직 사퇴 발언에 직원들 아쉬움 토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관련 기자회견을 10여 분 앞둔 2시 45분.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안랩 사옥 2층 휴게실과 1층 옥외 흡연실이 평소에 비해 한산하다. 몇몇 캐주얼한 팀 회의를 진행하는 직원들만이 자리에 있다.

오후 3시 대선출마 선언 이후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지면서 휴게공간에 직원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안 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룹에 기자임을 밝히고 의견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안 박사가 대통령이 되신다고 해도 그 분 성격상 안랩에 특혜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공공부문에서 대통령과 연관된 기업이란 이유로 역차별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안 박사에 대한 직원들의 존경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회사 이사회 의장직을 물러나신다고 했다던데 왠지 허전하다"고 말을 보탠다.



안랩에서 안 원장에 대한 직원들의 애정은 상당하다. 김홍선 안랩 대표는 "해외진출을 위해 오래전부터 기존 안철수연구소라는 사명을 바꾸려고 했지만 임직원들의 반대로 수년동안 이를 미뤄왔다"고 설명했을 정도다.

이사회 참석을 위해 사내에 마련한 의장실 역시 소박하다. 안 의장은 별도의 의장실 공간이 아닌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옆에 유리 칸막이로 공간을 나눈 두평 남짓한 공간에 머무르며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인연 때문인지 안랩 직원들은 안 원장의 대선행보를 응원하는 마음과 동시에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안 원장의 정치행보와 관련해 일부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직원들의 주가 차익실현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3만원대에 머물렀던 안랩 주가는 안 원장의 정치참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1월 16만7200원까지 올랐고, 19일 현재도 12만4900원으로 10만원 선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분배된 회사 주식은 2000년 10월 안 원장이 개인적으로 분배한 8만1600주와 상장 직후인 2001년 9월 우리사주로 집행된 38만2546주가 전부다.

안랩 관계자는 "10여 년 분배됐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최근까지 갖고 있는 임직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개인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한 직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임직원들의 주식 보유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안 원장의 출마와 관련해 IT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SW기업 대표는 “IT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안 원장이 정치권에 뛰어들면 해당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 SW 관련 예산이 크게 줄면서 국내 시장의 글로벌 SW 성장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내 보안기업 CEO는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안랩이 특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관가의 SW 가격 후려치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안랩 관계자는 “안 원장의 정치행보와 안랩의 경영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직원들 역시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직이기 때문에 외부의 생각보다 이번 대선행보와 관련한 구성원들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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