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兆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서울시에 발목(?)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9.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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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사, 토지비 납부일정 연기 등 요청…市 "특혜 시비 우려,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

1.3兆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서울시에 발목(?)


 총 사업비 1조3000억원이 투입돼 서울 은평구 지하철3호선 구파발역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대형복합상업시설 '알파로스'(조감도)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악화된 사업성 보완을 위해 토지대금 납부 연기 등을 요구했지만 특혜시비 등을 우려한 서울시가 사업계획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초 토지비 납부조건 완화와 주거비율 확대, 임대기간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한 '알파로스 개발사업계획 변경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공모형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진행되는 알파로스 개발사업에 대해 출자사들이 원하는 대로 사업계획을 변경해줄 경우 특혜시비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출자사들은 현재 땅값 잔금 납부 일정을 분양 후 1년이 지난 시점으로 연기해줄 것과 당초 3년간 임대 후 분양키로 한 조건을 1년만 임대한 뒤 분양하는 방식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상업시설 매각과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늘려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은평뉴타운 내 복합시설 개발 실행사(AMC)인 알파로스복합개발㈜ 관계자는 "지난달 출자사간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 이사회만 통과하면 됐는데 서울시 측 이사 2명이 반대하면서 부결됐다"며 "시가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연내 착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음은 물론 최악의 경우 출자사들의 이탈로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알파로스는 은평구 진관동 79-15 일대 은평뉴타운 상업지구 내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상업시설로 오피스텔과 호텔,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스파, 오피스, 메디컬센터, 산악커뮤니티센터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설공제조합(25%)과 SH공사(19.9%) 현대건설(12.98%) GS건설(9.58%) 롯데건설(9.89%) 등이 출자사로 참여한 알파로스복합개발㈜은 SH공사로부터 50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부동산경기가 급속히 위축돼 위기에 봉착했다.


 일단 시는 SH공사, 서울연구원 등과 TFT(태스크포스팀)를 꾸려 알파로스 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개발사업 주체가 민간인 만큼 시가 사업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오랜기간 사업이 지연된 만큼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평뉴타운 분양 당시 SH공사와 건설사들은 알파로스 개발을 염두에 두고 아파트를 공급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단지내 상가를 제외하곤 인근에 제대로 된 시장이나 대형마트같은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이 일산이나 서울 도심까지 '원정쇼핑'에 나서야 해서다.

 은평뉴타운에 위치한 E공인 관계자는 "알파로스가 제때 완공되지 않아 SH공사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입주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된 병원 하나 없는 등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집값만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과 시 주요 간부, 이종수 SH공사 사장 등은 지난 18일 오후 알파로스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시 관계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파로스 관련민원이 잇따르자 박 시장이 직접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주민과 출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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