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올려주느니 차라리 경매로 집산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2.09.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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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경매 낙찰가율 73%대로 추락…"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내집마련 가능"

#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삼익세라믹아파트 42.9㎡(이하 전용면적)는 법원 경매에서 두차례 유찰된 후 세번째 입찰을 통해 4명이 응찰한 끝에 감정가(1억9600만원)의 69.3%인 1억3169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9400만원(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낙찰가와 불과 3769만원 밖에 차이가 안난다.

# 감정가 1억5000만원인 인천 서구 왕길동 유승아파트 60㎡는 두번 유찰 끝에 최저가가 7350만원까지 떨어진 후 같은 날 재입찰에서 24명이 응찰, 1억511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1억5000만원)의 70.1%. 이 아파트 전세 보증금은 7000만원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이 한창 진행되면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치솟고 있는 전세 보증금. 이 때문에 최근들어선 보증금과 별 차이없는 경매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18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서울 등 수도권 소재 감정가 2억원 이하의 주택 경매물건수는 1만67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521건)에 비해 45.4%(5225건) 늘었다.



특히 8월의 경우 경매가 열리는 법원의 휴가기간이 포함돼 전통적으로 물건이 줄어드는 기간임에도 한달간 2165건의 경매가 진행되는 등 어느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감정가 2억원 이하 경매물건 통계 ⓒ지지옥션 제공↑서울 등 수도권 감정가 2억원 이하 경매물건 통계 ⓒ지지옥션 제공


물건수는 많은 반면,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수도권 소재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의 낙찰가율은 지난 4월 78.6%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이달에는 73.3%에 머물렀다. 올들어 9개월간 평균 낙찰가율은 76.5%로 지난해 평균치인 84.8%에 비해 8.3%포인트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몇 차례 유찰된 물건의 경우 전세보증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낙찰가가 정해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게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기 김포시 감정동 신안실크밸리 85㎡는 지난 13일 두번 유찰뒤 실시한 입찰에서 10명이 나서 감정가(2억원)의 68.1%인 1억362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당시 감정가(2억2000만원)의 73.6%인 1억6189만원에 낙찰됐었다. 불과 10개월 만에 낙찰가격이 25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현재 1억원으로 낙찰가와 3600여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낙찰가율이 5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보증금 정도로도 충분히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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