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으로 진짜 매력을 보여줘야죠.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8.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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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공감 사이트, 김대한 대표

“스펙이 남들보다 조금 부족하고 외모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취미나 감성을 공감하지 못해 데이트 기회까지 박탈 당한다면 이 또한 차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싱글 공감 사이트 온데이팅(www.ondating.co.kr)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한(31) 대표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다.



지금은 싱글 미팅 사이트 대표지만 김대표는 결혼 정보 회사에서는 회원등급도 뒤부터 찾는게 빠른 이른바 ‘스펙 루저’ 신세대 였다.

동영상으로 진짜 매력을 보여줘야죠.


김대표는 2011년 중순까지 TV에도 출연해 증권시황과 투자 정보 분석 생방송에 출연한 잘나가던 증권 애널리스트였다. 바쁜 시간을 보내며 여자 소개 받을 시간도 없어 결혼 정보 회사를 찾았지만 곧 낙심했다.



직업, 재산, 부모님 등 수 많은 조건 심사를 따져 본 뒤 ‘두 자리 수 등급’을 받은 것.

김 대표는 “처음 결혼 정보회사를 찾았을 때는 기대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평가는 인정해도 부모님들의 재산, 학력까지 평가 받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기준대로 하면 영원한 캡틴 박지성도 뒤로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다.”고 말한다.

잘 나가는 결혼 정보 회사를 뒤로 하고 김대표가 찾은 곳은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소셜 데이팅 사이트였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곳에서도 ‘좌절모드’였다. 사진과 텍스트로만 자신의 소개를 잔뜩 늘어 놓은 곳에서 ‘자신의 감성 코드’에 맞는 사람 찾기는 쉽지 않았다. 또, 소개글과 사진을 보고 어렵사리 마음에 든 상대방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딱지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상대방에게 ‘No’와 함께 ‘사진과 글만으로는 못 믿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60년만의 흑룡해라 올해는 애인을 만들어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더군요. 가입한 사이트에서 어떻게 하면 내 진심을 담아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을까 퇴근 할 때마다 고민 했습니다. 그러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미팅 애플리케이션을 만지면서 동영상 생각이 나더군요. 자신의 일상 모습과 취미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 했습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싱글 미팅 사이트들은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사진과 글로 메뉴가 구성 돼 있다. ‘자기소개서’의 달인인 2030 세대들은 이에 강하지만 반대편으로 자신을 숨기는 것도 선수급이었다.

김대표 역시 오프라인 미팅 장소에 나갔을 때 ‘사진과 글에 속았다’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진심을 담아 전하자’란 아이디어까지 생각했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머리속에서만 그렸다. 자신의 일이 있어 누군가가 먼저 상용화 시켜 자신과 같은 싱글들을 구제해 주길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대부분 예전 방식만을 답습하는 것 같아 답답했다. 이에 김대한 대표는 애널리스트 일을 포기하고 올해 5월 직접 사이트를 오픈했다. 외모가 다른 사람과 다르고 스펙이 부족하지만 나의 또 다른 매력과 가능성을 어필해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

또,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동영상 촬영도 쉬워져 ! 遮鍮麗 공감할 수 있는 체감 거리도 더 짧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5월 싱글 공감 사이트를 오픈한 뒤 가입자는 김대한 대표의 생각보다 훨씬 많아 매우 고무적이다. 온데이팅 가입자들을 보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회원들이 많다고 한다.

온라인 미팅 사이트에서 외모, 스펙만을 따지는 문화로 흘러가는 것에 김대한 대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데이트와 연애의 기회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속물은 아니지만 당사자는 보고 고르는 하나의 상품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가 그 바쁜 와중에서도 애인이 생기자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연애와 데이트 기회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삼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로 불리는 2030싱글들이 데이트 기회가 많아진다면 연애관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저출산도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큰 일은 아니지만 미팅, 연애가 사회적 사업이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은 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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