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은 10대 그룹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7% 가량을 차지한다며 경제력 집중을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10대 그룹이 국내 생산의 77%를 차지하고, 나머지 23%를 11대 그룹 이하 전국민들이 나눠가지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 내용이었다.
비교대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이유다. 10대 그룹은 매출을 근거로 하고, 국내총생산(GDP)은 매출이 아닌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서 숫자의 왜곡을 불러왔다는 것.
실제로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중소기업 매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달하게 된다. 10대 그룹의 76.5%보다 훨씬 많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합이 100%가 아닌데도 '10대그룹 매출이 76.5%면, 나머지 전체기업의 매출이 23.5%밖에 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GDP대비 중소기업매출 비중은 2008년 112.7%, 2009년 118.4%, 2010년 119.1%에 달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전경련은 "GDP는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의 합계인데 반해, 10대 그룹 매출액은 부가가치에 협력기업의 납품액(매출액)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더 많다"며 "따라서 10대그룹 매출액을 GDP와 비교해 나온 숫자(%)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니며 경제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10대그룹의 매출액이 우리나라 전 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3.9%에서 2010년 27.4%로 오히려 경제력 집중현상이 줄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이처럼 설득력이 떨어지는 자료가 향후 국회 등 정치권의 대정부 질의나 언론의 2차 인용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한번 잘못 발표된 데이터는 수없이 재생산 되고, 이를 수정하기는 지극히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해당 언론사에서 10대 그룹 매출증가율과 GDP 증가율 자료를 요청해 제공했는데, 그 언론사에서 잘못 해석해 잘못됐다고 어필했으나 수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부정확한 데이터가 잘못 인용되면 잘못된 여론과 정책으로 이어진다. 나중엔 제대로 된 수치를 내놓아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 비용은 기업과 국민에게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