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금산분리 방안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어 "저와 새누리당은 지배구조 문제가 아니라 경제력 집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 집단이) 너무 큰 시장지배력을 갖고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건 안 되며, 집중력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해체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국가적 손해"라고 지적했다.
복지정책 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조건 증세를 말할 게 아니라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며 "줄줄 새고 중복되며 전달체계가 잘못돼 낭비되는 예산만 갖고도 국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수마련을 위한 '6대 4' 원칙도 강조했다. "기존 씀씀이를 (60%만큼) 줄이고, 지하경제 활성화와 비과세 감면 조정으로 (40%를) 보태야 한다"는 것. 또 "국민이 원하는 복지수준과 부담해야 하는 (세금) 수준의 차이가 벌어지면 국민 불안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국민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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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해소 대책에 대해서는 "(침체된 경기가) 해소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고통이 크고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금리·일시상환 위주 대출을 고정금리·분할 상환하도록 바꿔주고, 높은 금리에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 금리를 낮춰주는 노력을 해야 하며, 한계에 이른 가계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빚 관리 프로그램으로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서는 "(안 원장이 룸살롱에)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같이 갔다는 사람들이 얘기하면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본인이 확실히 밝히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쪽(안 원장 측)은 언론에서 났으면 '기사의 형식이 안 됐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대응하기보다 본인이 갔으면 '갔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밝히는 게 다"며 "간단히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철수 룸살롱'에 이어 '박근혜 콘돔'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검색어를 쳐 보니까 내용이 없다'고 하더라. 계속 (그런 단어를) 올려서 숫자를 늘리는 것 아닌가"라며 "황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또 "얼마 전 한참 기사가 나고 퍼 나르고 그랬지만 (내게) 애가 있어서 서른살이고 어쩌고 이런 것도 그냥 그렇게 무책임하게 돼서는…"이라며 "우리사회가 병을 앓을 것 같다"며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내비쳤다.
향후 대선캠프 계획과 관련해서는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전 (대선)기획단이 나와야 하는데 가능한 이번 주 안에 구성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당 지도부 등 여러 분들과 논의해 선대위를 발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안으로 대선기획단이 구성되고 약 1달간의 활동을 거친 후 다음 달 말쯤 선대위를 발족시키는 시간표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재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일과 중 중요한 일 하나가 사람을 찾는 것"이라며 "항상 국민 눈높이, 어떤 분에게 맡기면 이 일을 잘해낼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늘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구성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평소 노력이 많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처조카인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영입설 등 캠프 구성에 지역안배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호남 출신들이 캠프에 여럿 계시다. 특보단 정책위, 선대위원장도 호남 출신"이라며 "언급된 분(이 전 교수)도 훌륭한 분이지만 지금 결정된 것은 아니며, 많은 분들이 얘기하다 보니 그런 과정에서 보도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 비박(非박근혜)진영 인사들과의 화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과) 각을 세웠으니까 무조건 어떤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것은 안 될 소리"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지 않았지만 국민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대의를 공유하게 되면 얼마든지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측근'의 기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 후보는 "당 대표 할 때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공적 라인을 중요시했다. 비선을 두거나 공조직에서 돌아가고 있는데 다른 살림을 차리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라 일을 맡아도 그렇게 하는 것을 중요 원칙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90여분 동안 수십 차례의 질문을 받았지만,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질문에만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 막바지 "경선캠프 앞에서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농성을 한 지 오래 됐다. 문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는 질문이 나왔지만 박 후보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