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승진 잘나가던男, 동료에 칼부림… 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2.08.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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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압박·동료 험담에 퇴사··· 앙심품고 여의도 한복판서 칼 휘둘러

↑김기용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제과점 인근에서 지난 22일 오후 7시 16분께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상황 재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기용 청장은 이날 앞으로 흉기난동 우범자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2012.8.23/뉴스1<br>
↑김기용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제과점 인근에서 지난 22일 오후 7시 16분께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상황 재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기용 청장은 이날 앞으로 흉기난동 우범자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2012.8.23/뉴스1


실직 상태에서 전 직장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고 여의도 한복판에서 칼부림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의정부와 수원에 이어 '금융 1번지'에서 시민을 상대로 한 '묻지마 칼부림'이 잇따라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의도에서 전 직장 동료와 행인 등 4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김모씨(30)를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7시16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A호텔 앞길가에서 흉기를 휘둘러 조모씨(29·여)를 중태에 빠트리고 김모씨(33)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스카웃제의를 받아 2009년~2010년 여의도에 위치한 H신용평가사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실적 압박 및 동료들과 원만치 않은 관계 때문에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후 다른 회사에 취직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해 현재는 무직상태였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전 직장 동료들을 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날 미리 준비한 과도를 갖고 전에 다니던 H신용평가사 건물 앞에서 이들을 기다리던 중 퇴근하던 전 직장 동료 조씨의 얼굴과 옆구리 등을 찌르고, 전 직장 상사 김씨를 찌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흥분상태에서 도망치던 김씨는 행인 김모씨(31)의 복부를 찌른 후 추가로 안모씨(30·여)의 어깨를 찌르고 도주했다.


김씨는 오후 7시 20분쯤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다시 도주를 시도, 약 10분 후 여의도 한 빌딩 뒤편에서 김씨를 추적하던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009년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열심히 일해 부팀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이후 실적이 오르지 않자 동료들이 험담하고 비방했다"며 "실적압박 및 동료들의 험담에 스트레스를 받아 퇴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새 직장에서 잘해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며 "무직상태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혼자 죽으려고 생각하니 억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찔린 4명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며 "이중 조씨는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에 대해 정확한 범행 동기 및 흉기 구입 과정 등을 추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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