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심리적 저지선 붕괴" 2008년위기때보다…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8.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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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은마·잠실5단지 등 2008년 말보다 더 떨어져

↑그래픽=최헌정↑그래픽=최헌정


 "올 초에는 대형이, 지난달에는 중형이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소형 아파트값도 조만간 금융위기 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찾는 사람이 전혀 없으니까요." (경기 용인시 A중개업소)

집값의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되고 있다. 소위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 특히 경기 용인시의 경우 대다수 아파트값이 4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게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죽전 새터마을힐스테이트 84㎡(이하 전용면적) 현 시세가 3억6000만원 정도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가격과 비슷하다"며 "가격이 이렇게 떨어졌는데도 매수세가 움직이지 않아 매도를 원하는 대다수 집주인이 팔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상황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비슷한 상황이다. 20일 발표된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50.39㎡는 6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 6억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의 중층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76.5㎡는 8억8000만∼8억9400만원을 기록,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8억원대로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도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실거래가(7억5000만원)보다 1000만원 낮은 7억4000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됐다.

◇"상황 비관적…추가하락 불가피"
이처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떨어지면서 "집값이 바닥에 근접한 게 아니냐"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는 다르다. 당분간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용인시 B중개업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오는 12월 대선때 획기적인 공약이 나오지 않는 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인기가 좋았던 소형 마저도 매매가격이 주춤한 상황이어서 대다수 중개업자들이 추가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C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이 정도 하락하면 '본전 생각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데 최근에는 이런 움직임마저 없다"며 "매수는 전혀 없고 가격만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추가하락 쪽에 무게를 실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이전 금융위기 때에는 낙폭이 컸지만 상승폭도 그만큼 컸다"며 "하지만 이번 하락세는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조금씩 빠지고 있어 언제 바닥이 될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나 대형이 많은 버블세븐의 경우 금리하락과 전세가율 급등 등의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연말에 대선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대선주자가 '역풍'을 우려해 부동산경기 부양 공약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늦으면 내년 하반기까지도 점진적인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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