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채권단, 성동조선 여신 부도 수준 충당금 적립

더벨 이승우 기자 2012.08.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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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비율 우리銀 50%, 농협 77%, 수은 26%

더벨|이 기사는 08월08일(14:02)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해당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대거 적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 적립비율이 차이가 나는 가운데 요주의 여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과 농협은 부도 수준의 적립금을 쌓았다.



반면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이와 큰 차이가 난다. 국책은행이어서 국제회계기준인 IFRS가 아직 적용되지 않은 특수성이 감안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말 기준 성동조선해양 채권 1조800억 원에 대해 총 536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단순 적립비율(담보+무담보 혼재)로 따지면 49.6%다. 지난 1분기까지 2600억 원 가량을 쌓았고 2분기에 추가로 2700억 원 가량을 더 쌓은 것이다.



IFRS 도입 이전 회계기준(K-GAPP)으로 보면 '회수 의문' 수준의 충당금 적립비율이다. 회수 의문은 거래처가 부도나 법정관리 신청 또는 3개월 이상 연체 등의 사실이 발생했을 경우 담보가액만큼은 '고정'으로 분류하고 그 이상 여신에 대해서는 '회수의문'으로 분류한다. 성동조선 채권단은 부도가 난 기업 여신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셈이다.

IFRS 적용을 받는 우리은행은 조선업종 전반에 대한 집단평가에 이어 개별평가를 거쳐 충당금 적립 비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요주의 채권 중에서도 '유의적인 재무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 대손준비금 형태가 아닌 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경우 유의적인 재무적 어려움에 해당하는 자본잠식 등이 있고 그에 맞춰 개별 평가를 통해 충당금을 더 쌓은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77%로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 규모는 2000여억 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개별 평가를 했다는 게 농협측 설명이다.

반면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26%에 그친다. 지난달 말 기준 총 여신은 2조3000억 원 수준으로 충당금을 총 6000억 원 쌓았다고 밝혔다. IFRS 적용이 유예된 상태로 감독당국의 권고 기준 이상이라는 게 수출입은행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요주의 여신으로 최소적립비율인 7% 이상 쌓으면 되고 개별 은행마다의 평가를 통해 추가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 채권이 요주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워크아웃이 아닌 자율협약 상태이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았지만 조선업종이라는 특수 상황이 감안된 것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밟게 되면 해외 선사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 콜'이 즉시 들어오게 된다.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 나가 건조 중인 선박을 완성하거나 신규 수주가 어려워 사실상 회생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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