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 이런 뜻이? "알고나니 더..." 분통

머니투데이 양정민 기자 2012.08.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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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국기 아닌 '일본군기'... 침략전쟁 정당화의 상징

지난해 10월 독도수호전국연대가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 노다 총리 방한 결사반대 기자회견 중 욱일승천기를 태우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뉴스1(news1.kr)=박철중 기자지난해 10월 독도수호전국연대가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 노다 총리 방한 결사반대 기자회견 중 욱일승천기를 태우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뉴스1(news1.kr)=박철중 기자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박종우(23·부산)가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 수상이 보류되자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는 "일본 관중이 내건 욱일승천기는 왜 문제삼지 않느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는 일본 국기인 일장기에 붉은색 햇살이 퍼져나가는 문양을 더한 것으로 일본 정식 국기와는 다르다. 그러나 메이지유신 이후인 1870년 일본 육군기로 지정된 이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기로 쓰였다.



권혁태 성공회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12일 "이미지를 해석하는 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욱일승천기를 군국주의와 분리해 단순한 일본 군기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욱일승천기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1945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나 일본이 자위대를 창설하면서 다시 전함에 욱일승천기가 내걸리는 등 해상·육상 자위대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일본 극우단체 집회에도 어김없이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
지난달 31일 한 영국 업체가 욱일승천기와 태극기를 연상시키는 티셔츠 디자인(왼쪽)에 항의가 빗발치자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했다.지난달 31일 한 영국 업체가 욱일승천기와 태극기를 연상시키는 티셔츠 디자인(왼쪽)에 항의가 빗발치자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런 맥락 때문에 국내 여론은 욱일승천기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지난달 31일에는 한 영국 의류업체가 태극기 안에 성조기와 욱일승천기를 새겨 넣은 티셔츠를 제작했다가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만화 '개구리 중사 케로로'는 오프닝 장면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해 '왜색 논란'이 일었다. 일부 연예인은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옷을 입어 눈총을 받은 사례도 여러 번 있었다.

일본 응원단의 욱일승천기는 지난해 1월 아시안컵 4강전에서도 이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기성용 선수는 전반 22분 페널티킥 성공 후 얼굴을 손으로 긁는 '원숭이 세리머니'를 펼친 뒤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이번 '독도 세리머니' 논란에 대해 일본 자민당 참의원 사토 마사히사(@SatoMasahisa)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쓴 피켓으로부터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문제다'라는 의견이 퍼져, IOC에 욱일승천기 사용을 항의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정말로 항의한다면, 한국 응원단의 '독도' 피켓은 생각 못하는 건가?"라고 적었다.


한편 독일과 일부 동유럽 국가는 나치 독일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십자 문양) 를 사용한 상징물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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