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前디자이너 5월 증언, 美법정 판도라 상자로

머니투데이 김국헌 기자, 권다희 기자 2012.08.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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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美법원, 애플 디자이너 증언 증거로 채택 허용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을 법정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삼성전자 (73,500원 0.00%)가 아이폰의 소니 디자인 모방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월 삼성이 받은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 내용에 따라 25억달러 소송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 [출처: 신 프로덕츠 홈페이지]▲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 [출처: 신 프로덕츠 홈페이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지난 7월31일 삼성이 신 니시보리(일본명 니시보리 스스무) 전 애플 디자이너로부터 얻은 증거를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고 판사는 삼성이 니시보리에게 요구할 수 있는 증거가 어떤 것인지 특정짓지 않았다. 고 판사는 삼성이 "목적"을 증명하기 위해 니시보리 증거를 사용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니시보리는 지난 2002년부터 애플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아이폰 원형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그는 애플 수석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의 지시로 소니 디자인을 모방해 아이폰 원형을 디자인했다고 삼성은 주장했다.



삼성은 그의 증언을 받기 위해 몇 달간 추적한 끝에 지난 5월 증언을 받았다. 하지만 니시보리의 증언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니시보리의 증언이 삼성 스마트폰 디자인이 아이폰을 따온 것이 아니라 업계 디자이너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일 뿐이란 사실을 보여줄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은 그를 법정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니시보리의 하와이 카일루아 자택에 소환장을 보내, 지난 7월30일 고 판사의 법정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니시보리는 법정에 증인으로 서는 것을 거부한 상황이어서, 삼성이 그를 법정에 세울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니시보리의 변호인 토머스 놀런은 니시보리가 "건강 문제로 요양 중이기 때문에 소환장이 요구한 시간과 장소에 나타날 수 없다"고 밝혔다.

니시보리는 지난 1966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나 무사시노 미술대학 공예공업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9년 마츠시타 전기산업에 입사해 9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1999년부터 디자인회사 신 프로덕츠를 세우고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지난 2002년 7월 애플에 입사해 최근 지병으로 퇴사할 때까지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 디자인을 공개하기 전에 삼성이 스마트폰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배심원들에게 공개하게 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지만, 고 판사는 기각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미국 법원에 삼성을 상대로 25억달러의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지난 7월30일부터 본안 심리에 들어갔다. 다음날 배심원단은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보험사에 다니는 여성 배심원이 배심원으로 활동할 동안 직장에서 월급을 받을 수 없단 이유로 물러나, 여성 배심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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