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문 열면 일기예보부터 보는 까닭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2.07.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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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엔 피자빵을.. 파리바게뜨, 매장에 날씨궁합 메뉴 추천시작

↑파리바게뜨 매장의 직원이 포스(POS)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자료 = 파리바게뜨↑파리바게뜨 매장의 직원이 포스(POS)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자료 = 파리바게뜨


#.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점주 A씨는 요즘 새 버릇이 생겼다. 아침에 매장 문을 열자마자 계산대의 포스(POS) 단말기를 켜고, 화면에 뜨는 일기예보를 실시간 체크하는 것이다. 오후 외출을 준비하려는 게 아니다. 예상되는 날씨에 적합한 메뉴를 골라 주문키 위한 작업이다.

가맹본부는 민간기상업체와 제휴를 맺고 포스에 사흘치의 구체적인 날씨 정보와 함께 가장 잘 팔릴만한 메뉴를 추천해 준다. A씨는 "실제 날씨에 따라 '궁합'이 맞는 빵이 있다"며 "요즘같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정확한 정보를 통해 재고량을 줄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가 새로 도입한 '날씨 마케팅'이 화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사는 지난달부터 빵·샌드위치·음료 등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날씨정보를 실시간으로 가맹점주들에게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민간 기상서비스업체인 케이웨더와 제휴를 통해 전국 3000여 가맹점에 실시간으로 지역별 세부 날씨정보를 제공한다. 요즘같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기후가 급변하는 시대에 광범위한 TV뉴스 예보만으론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점주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서다.



가맹점주들이 특히 만족도를 보이는 것은 기상 정보와 함께 나타나는 '날씨 판매지수'. 날씨판매지수란 전국을 169개 지역(기상관측소 기준)으로 나눠 해당지역 매장들의 과거 5년간 판매 내역을 분석한 뒤, 날씨에 따른 판매추이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지표다.

예컨대 점주들은 포스에서 내일이나 모레 날씨를 본 뒤 과거 유사한 날씨 조건에 판매량이 급증했던 메뉴 주문은 더 늘리고, 판매량이 급감했던 메뉴의 주문은 최소화하게 된다.

실제 파리바게뜨의 150여 종 메뉴는 날씨에 따라 판매량이 들쭉날쭉해 진다. 파리바게뜨가 최근 5년간 축적한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무더운 날씨에는 '쿨데니쉬'나 '빙글빙글 녹차단팥 크림빵'과 같이 차게 먹을 수 있는 빵과 팥빙수 등의 빙수류 판매가 뛴다. 반면 비가 오는 날에는 기름기 많은 '피자빵'과 같은 조리빵류의 인기가 높다.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막연하게 '감(感)'으로만 느꼈던 판매량 추이를 실제 데이터로 파악하고 선제 대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빵 비수기'인 경우에는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진다. 이렇다 보니 아직 도입 초기임에도 점주들의 시스템 사용 열기가 뜨겁다. 최근 자체 조사결과 날씨판매지수를 활용하는 점주가 9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파리바게뜨 홍보팀 신미경 대리는 "날씨 판매지수는 일별 해당 제품의 판매량을 예측할 수 있어 점주들의 효율적인 주문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본사도 이에 미리 대응해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어 윈윈(win-win)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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