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설계하느라 1년간 그린 도면만 500장"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7.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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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高手열전]이정열 반도건설 기술본부 상무


-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첫 적용
- 공간활용도·통풍 장점 … 입주자 만족 커


↑이정열 반도건설 기술본부 상무.↑이정열 반도건설 기술본부 상무.


 "중소형 아파트에 4.5베이 도입을 시도하느라 1년 동안 그린 설계도면만 500장을 넘었죠."

 이정열 반도건설 기술본부 상무(사진)는 지난해부터 건설업계의 핫이슈로 부각된 '4베이, 4.5베이' 등으로 불리는 아파트평면 설계를 주도했다. '베이'란 벽기둥 사이를 뜻해 4베이라고 하면 발코니를 바라보고 방, 거실, 방, 방이 옆으로 늘어 있는 형태다. 방이 나란히 늘어서 있어 동선이 복잡하지 않아 공간활용도가 뛰어나고 옆으로 길쭉한 특성 때문에 통풍도 잘돼 주거편의성이 높아진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분양을 앞두고 중소형 면적에 처음으로 4.5베이 설계를 적용, 수요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상무는 "김포는 당시 분양시장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미분양이 쌓이던 때여서 걱정이 컸다"며 "결국 특화된 평면설계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른 건설사와 동시 분양한 가운데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대형 면적에서나 가능한 4.5베이 설계를 전용 59㎡의 중소형 아파트에 적용하기 위해 꼬박 1년간 공을 들였다. 그는 "당시 1년간 그리고 지운 설계도면만 500장을 넘었고 수요자들과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돌아다닌 중개업소만 300곳에 달했다"며 "각고 끝에 만든 소형 면적의 평면설계 기술을 보기 위해 한 대형 건설사 회장이 임원 8명과 동행해 현장을 찾아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건설사로선 베이가 많은 설계를 늘릴수록 손해를 본다. 아파트 동 길이가 옆으로 쭉 늘어나 정사각형보다 부지 내 많은 공간을 차지해서다. 분양 가구수가 줄기 때문에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준다.

 그는 "같은 면적이라도 넓게 쓸 수 있는 설계기술이야말로 건설사의 경쟁력을 가름하는 요소"라며 "입주자의 만족도를 높여야 입소문이 나고 한 번 살아보면 다시 찾도록 해야 어떤 시장의 변화에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도건설은 평면기술 도입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원가절감을 통해 상쇄하는데 주력한다. 그는 공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재 낭비를 줄이는 노하우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 상무는 "설계 과정부터 건설 담당자도 회의에 동참해 자재 크기 등을 규격화한 뒤 대량 주문을 한다"며 "타일 조각이나 철근 등 자재를 주문할 때 크기가 설계도면과 차이가 나면 공사 과정에서 버려지고 결국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은 이런 방식으로 자재 손실을 2~3% 줄인다고 한다.

 반도건설은 통탄2신도시에서 중형 면적의 아파트를 늘릴 방침이다. 이 상무는 "내년 3월 분양할 예정인 동탄2신도시에는 105㎡ 아파트를 전체 물량의 절반 정도 섞을 계획"이라며 "넓게 쓸 수 있는 설계는 기본이고 동선을 잘 풀어내고 공간을 특화하는 방식을 도입해 또다른 혁신을 준비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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