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노후준비, 급격물실(急擊勿失)의 진리

머니투데이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2012.07.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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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노후준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노후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CEO칼럼]노후준비, 급격물실(急擊勿失)의 진리


조사내용 중 건강한 생활습관에서는 68점을 받았지만 소득과 자산, 즉 은퇴자금 마련에서는 41점을 받는데 그쳤다. 우리 국민들이 은퇴자금 마련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제도적 장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100세 시대'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의학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졌고 실제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30년에는 90.8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물론 인생을 보다 길게 보고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이고 낭만적인 측면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노후를 위협하는 몇 가지 위험요소 때문이다.



앞서 말한 대로 평균수명이 90세를 넘게 된다면 20년 일해서 30~40년을 먹고 살아야 한다. 저조한 출산율 때문에 노인 한 명을 부양하기 위한 인구도 90년대 말 약 12명에서 2030년에는 3명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노년에 의지할 곳이 그만큼 줄어들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도 노후를 위협한다. 예를 들어 노후를 위해 준비한 현금 5억원은 평균 2~4%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5년 후 2억~3억원의 가치로 하락한다.

그렇다면 노후자금으로 얼마만큼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조세연구원은 은퇴 이전 소득의 65%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현재 생활수준을 누리기 위해서는 70% 이상 필요하다. 은퇴시점까지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재정상태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금상품과 제도적인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활용해야 한다.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많은 퇴직연금펀드, 변액보험 또는 연금저축이 소개됐다. 효율적인 자산배분과 장기투자를 바탕으로 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현금과 부동산에 높은 비중을 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이들 연금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돼야 한다. 노후자금 마련에 있어 인플레이션과 변동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제도적 장치도 개선되고 있다. 1998년 국민연금제도 도입을 시작으로 94년에는 개인연금제도가 도입됐다. 그리고 기존 퇴직금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2005년부터 기업의 퇴직연금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실시된다. 현재까지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을 노후자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 개정된 법안을 통해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방지하고 추가로 은퇴자금을 저축할 수 있는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로의 입금을 의무화해 안정적인 노후자금을 확보하게 했다. 이 개정된 법안의 시행으로 노후자금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퇴 후 생활을 위해 노후 대비 계획을 세우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매일매일이 휴일이고 주말인 은퇴 후 생활. 나는 과연 무엇을 하며 노후를 보내게 될까?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활기찬 삶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하루하루를 걱정하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나의 은퇴설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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