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라, 오버"…무전기같은 스마트폰, "싸서 좋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2.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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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의 스마트도전기]무전기+스마트폰 '더블비' 써보니… 따로 쓸때 보다 '경제적'

"나와라, 오버"…무전기같은 스마트폰, "싸서 좋네"


"아, 아, 나와라, 오버."

"네, 지금 회사로 들어갑니다, 오버."
"저도 업무 마치고 들어갑니다, 오버."

휴대폰에 대고 무전 용어를 쓰며 여러 사람과 실시간 대화를 하니 주위 사람들이 힐끔거린다. "무전기냐?"고 물어보던 지인은 내 손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내가 손에 쥔 건 두툼하고 투박한 무전기가 아니라 한손에 꼭 들어오는 잘 빠진 스마트폰.



산업현장에서 종종 쓰이는 무전기. 군대 다녀온 남성이라면 무전기에 얽힌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법 하다. 그런 무전기가 스마트폰의 옷을 입었다.

휴대전화가 폭넓게 보급되면서 무전기를 찾아보기 많이 힘들어졌지만, 이제 그 무전기가 스마트폰의 기능을 흡수해 다시 등장한 것이다.



KT파워텔이 세계 최초로 무전기에 3세대(3G) 이동전화 기능을 넣어 내놓은 스마트폰 '더블비(DoubleV)'다.

모토로라가 제조한 '더블비'는 KT파워텔의 무전서비스와 KT의 3G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무전기로도 쓸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도 쓸 수 있다.

우선 외형은 여느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4.3인치 HD급 고해상도 화면을 탑재하고 디지털 줌 기능과 LED플래시 기능을 지원하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나와라, 오버"…무전기같은 스마트폰, "싸서 좋네"
◇무전기로 전국 1대 10만 명까지 "나와라, 오버"


'더블비'는 KT파워텔의 기존 주파수 공용통신(TRS)망을 통해 무전 기능을 쓸 수 있다.

TRS는 일대일로 통화하는 보통 무전기와 달리 전국에 설치된 무전 기지국을 통해 한 명이 최대 10만 명과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TRS는 사용료가 이동통신보다 30%가량 싸고 여러 명과 동시 교신이 가능해 택시회사, 화물회사 등에서 업무용으로 많이 쓰인다.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 무전기를 쓰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다. 무엇보다 무전기는 전화 같은 쌍방향 통신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은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전화를 거는 방식은 일반폰과 똑같다. 상대 무전 번호를 입력하거나 주소록에서 찾아 터치하면 된다. 내가 말하려면 PTT(Push to Talk)버튼을 눌러서 받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면 PTT버튼을 놓으면 된다.

통화감은 거리에 관계없이 명료하다. 또 따로 번호를 누를 필요없이 수천명에게 동시에 용건을 말할 수 있어 업무상 여러명에게 지시할 때 요긴하다. 몇 번 쓰다보니 무전 통화방식이 낯설지 않다. 산업현장 뿐 아니라 야외활동 등을 하는 각종 동호회에서 이같은 무전기 기능을 활용할 만하다.

◇3G 음성, 웹서핑, 동영상, 데이터통신…스마트 기능 그대로



무전기 외 다른 기능은 스마트폰과 같다. KT의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010 음성통화를 할 수 있고, 웹 서핑, 유튜브 등 동영상 감상 등 데이터 통신도 쓸 수 있다.

내비게이션(올레내비) 등 다양한 기본 앱들도 갖췄다. 특히 차량의 위치관제를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PPS앱(파워텔 포지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과 화물차 정보 공유 및 위치기반 화물검색을 제공하는 파워트럭 앱 등이 무전기의 기본기능에 더해졌다. KT파워텔은 향후 수요처에 맞게 특화된 앱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요금은 3G 및 TRS 통화량에 따라 월 기본료 4만4000원부터 9만8000원까지 다양하다. 무전기와 스마트폰 두 기기를 각각 구입해 쓰는 것보다 저렴하다.



KT파워텔은 기존 화물, 택시, 대리기사 등 운송 부문 종사자들이 무전기와 스마트폰을 '더블비' 한대로 갖고 다니면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시설물 운영 및 점검 등을 하는 각 시설관리공단과 A/S 및 검침 업체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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