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모아 호프집 창업男, 돈 더 필요하자…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7.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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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무담보에 무이자…창업자금 대주는 가맹본부

#. 제2의 인생을 열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박차고 나온 A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를 즐기면서 돈도 벌 수 있는 프랜차이즈 호프전문점 창업을 준비했다. 2억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창업비용을 마련했지만 좋은 상권을 찾다 보니 권리금 부담으로 일부 자금이 부족한 지경에 처했다.

이럴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창업자금은 은행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집을 담보로 잡아야만 창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지금부터 잠시 접어두자.



프랜차이즈 또는 외식업종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의외로 창업자금을 빌려주겠다는 곳이 많다. 무담보·무이자로도 가능하다. 가맹본부와 주방기기업체, 주류업체 등을 잘 알아보면 된다.

그렇다고 돈만 보고 덥썩 손을 잡으면 안 된다. 적성과 아이템의 궁합도 따져보고 경쟁력, 차별성 등도 파악해야 한다. 창업자의 마인드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도 기본 중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예비창업자 중 70% 이상이 빚을 내서 창업한다. 그 중 50%가 금융권 대출이나 친인척·지인에게서 빌린다. 금융권에서 대출받을 경우 담보를 잡혀야 하거나 보증인을 내세워야 하고 거기에 높은 이자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창업 후 이자를 내다보면 순수익률은 그만큼 낮아진다.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빌린 경우 창업 후 실패는 가족 전체의 어려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 2012 제 2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상담 (ⓒ 류승희 기자)↑ 2012 제 27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상담 (ⓒ 류승희 기자)


◆"자금 지원해주겠다" 외치는 가맹본부

최근 가맹본부들도 신규 가맹점주 유치 경쟁에 불이 붙어 서로 자금을 지원해주겠다고 외친다.


업종과 본사에 따라 지금지원 방법과 특성은 조금씩 다르다.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일반적인 대출 형식으로 지원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본사 자체의 자금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가맹비를 면제해주거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기타 영업에 필요한 시설 및 집기를 대신 구입해주는 등 지원금액과 방법이 다양하다.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대출해주는 가맹본부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가맹본사로 평가받는다. 은행과 가맹점 본사가 대출 협약을 맺고 가맹점주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식인 만큼 가맹본부의 신용도가 검증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치킨매니아'는 신한은행과 업무제휴를 맺고 가맹점주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무이자 5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홀·배달 복합형 매장은 본사 자체에서 창업비용 500만원을 지원해주고, 하이트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론을 합칠 경우 최대 8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배달형 창업자는 점포비용을 제외하고 2860만원이면 창업할 수 있다.

'카페띠아모'는 신한은행·하나은행 프랜차이즈론 서비스와 함께 기계장비구입자금 대출상품을 본사 자체적으로 선보였다. 프랜차이즈론은 신규 창업자들에게 임차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기존 가맹점주들에는 운영자금을 신용도에 따라 무담보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해주는 특화 대출상품이다.

대출한도는 신규가맹점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과 임차 보증금을 기준으로, 기존 가맹점은 최근 3개월간 매출액 또는 1년 매출액의 4분의 1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기계장비구입자금 대출상품은 본사 경영지원본부 심사팀의 평가에 따라 최고 5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다.

'셰프의 국수전'은 생계형 창업자를 위해 본사에서 30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내놨다. 창업비용 절감을 위해 인테리어공사와 주방설비, 의·탁자 구입비용 등을 독립매장처럼 직접 시공업체와 견적을 주고받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렇게 되면 인테리어 비용이 평당 40만원씩 줄어든다. 20평 기준으로 약 1000만원이다.

'펀비어킹'은 본부지원 대출 2000만~5000만원과 정부기관대출 최고 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직접적인 자금대출 외에 가맹비 할인이나 물품 지원으로 창업자금을 보조하는 곳도 있다. '맥주바켓'은 워크인 냉장고를 5년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은행과 연계해 대출과 아이템 상담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유일무이한 행사다. '이니야'가 개최하는 신한은행 명품 창업설명회는 3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공동 창업설명회와 대출상담이 한자리에서 이뤄진다. 설명회 참가자에게는 적합한 수준의 사업자금과 적성에 맞는 업종 및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도록 개별 상담해준다.
 
◆친환경 주방기기업체도 무이자 할부

친환경 주방기기업체 '디포인덕션'은 여름을 맞아 불꽃없는 시원한 주방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외식업소의 가스주방을 전기주방으로 교체하면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디포인덕션 제품 구매비용 100만원 이상에 한해 무이자 할부 10개월로 대출받을 수 있다. 4000만원까지는 무보증 혜택을 준다.

인덕션(전기레인지)은 레인지 표면을 달구지 않고 내부 물질이 냄비의 철 성분과 반응해 음식만 가열한다. 주방의 온도를 상승시키지 않아 여름에도 쾌적한 환경에서 조리할 수 있다. 직접적인 불꽃이 없기 때문에 화재·화상의 위험이 없고 가스를 사용하지 않아 유해가스도 배출되지 않는다.

전기주방은 환경문제로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 배출량을 줄여준다. 여기다 가스를 사용하는 조리기구보다 최대 7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1년 동안의 연료 사용비를 비교했을 때 LPG보다 71%, LNG보다 31% 절감된다. 배기시설을 별도로 갖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청소상의 불편한 점과 후드 내부의 위생 문제까지 해결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주류업체 대출

주류 대출은 쉽게 말하면 점주와 주류 도매상 간에 이뤄지는 대출이다. 주류를 납품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준다. 주류 도매상은 주류를 납품하면 이윤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꺼이 대출을 해준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스템이다.

주류 판매비중이 높을수록 대출한도도 높아진다. 반대로 주류 매출이 저조하면 그만큼 대출액도 줄어든다. 이 같은 주류 대출은 주류회사와 자영업자간에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일반음식점은 1000만원 내외에 그치지만 맥주전문점이나 주점 등 술을 메인으로 한 곳은 3000만원에서 그 이상 금액까지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예비창업자의 신용도에 따라 담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가르텐비어'는 초기 창업 시 2000만~3000만원의 주류대출이 가능하며, '사바사바치킨호프비어' 역시 기존 3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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