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NO" 치킨의 배짱? 하루 120만원 '불티'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7.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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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불황에 호황 누리는 서민형 업종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대세를 이뤄 전통적인 서민형 먹거리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이런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곳은 국대떡볶이, 죠스떡볶이, 아딸 등의 분식전문점부터 줄줄이꿀닭, 가마로강정’ 등 치킨전문점이다. 저렴한 가격대로 인기를 모으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서민형 업종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곳은 바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하는 닭강정전문점이다.





◆ 틈새를 노려라…하루 120만원 불티 '컵닭'

이들 전문점은 닭을 튀겨 매콤달콤한 양념소스를 버무려 테이크아웃 용기 또는 박스용기에 담아서 판매하는데, 일명 ‘컵닭’으로 불린다. 주로 테이크아웃 판매가 이뤄지면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나 1인 가구가 많은 오피스텔 앞 매장에는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올해 4월 동양미래대(옛 동양공전) 앞 1층 건물에 4평 규모의 테이크아웃 꿀닭전문점 ‘줄줄이꿀닭’ 전문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는 박명자(59, 여) 씨는 치킨강정전문점 대박의 대표적인 사례.

점포구입비와 기타 개설비용을 포함해 5000만원 이하에 매장을 오픈한 초소자본 창업을 했지만 현재 하루 평균 120만원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존 배달형 치킨전문점과 차별화를 시도해 후라이드 및 오픈 치킨 대신 ‘닭강정’을 판매하고 있다.


2000~8000원대 다양한 크기의 컵닭과 일본식 닭튀김 요리인 ‘가라아케’, 아이들이 즐겨 찾는 ‘치킨탕수육’ 등 메뉴를 다양화하고 전문화해 초등학생은 물론 대학생·직장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초기에는 초등학생들의 간식 시장을 겨냥했지만 점차 대학생들로 고객층이 다양해져 매출이 부쩍 늘었다.

현재 박 씨 매장의 주 고객층은 대학생이 70%를 점하고 있으며 퇴근길에 아이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포장해가는 직장인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닭강정전문점이 소자본 창업이면서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자 1000만원 이하에 창업이 가능한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꿀닭강정전문점 ‘콩떡’은 최소 3평 내외의 짜투리 공간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 점포구입비와 개설비를 500만원 수준으로 맞춘 것이 특징이다.

‘콩떡’은 자체 물류시스템을 갖춰 계육유통은 물론 닭강정 특유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물엿 비중을 낮추고 과즙과 천연재료를 혼합한 특제소스에 닭강정과 튀김두부, 콩과 떡을 넣어 푸짐하고 건강한 맛을 살렸다. 메뉴 가격은 1박스에 6000원선이다.

◆ 간편식이 대세다…알뜰족 겨냥 김밥·스파게티 인기

컵닭 등 저렴한 간식시장이 큰 폭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간편식의 확산이다. 10~20대의 외식 기호가 바뀌면서 한식도 전통적인 메뉴보다는 현대적인 맛을 가미한 가벼운 식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싱글족의 증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밥 같은 테이크아웃용 포장 식사가 인기를 얻고 있다.

프리미엄 푸드카페 ‘뽕스밥 오니와뽕스’는 불고기, 참치김치, 양념날치알, 스팸, 불닭 등 13가지 토핑을 취향대로 골라 비벼먹는 비빕밥을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조한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아 커피와 함께 판매하고 있다. ‘빵+커피’ 조합이 아닌 ‘비빔밥+커피’ 세트메뉴 구성으로 젊은 층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는 것. 한식요리를 기호식품으로 패션화·퓨전화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나오는 속도 또한 빠르다. 고객이 토핑 주문을 끝내면 2분50초 안에 고급 라이스 요리를 만들어낸다. 비결은 시스템과 완제품 상태로 공급되는 소스 덕분이다.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스는 중앙집중식으로 공장에서 제조한 뒤 매장으로 공급한다. 필요한 재료를 미리 준비하는 한편 조리장 팔 길이에 맞게 조리대 등을 설치해 동선을 최대한 단축시켰다.

여기에 모든 메뉴는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요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신선하고 조리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시각적인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다.

일본식 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은 1개에 1000~2000원에 삼각김밥과 규동(일본식덮밥)을 판매하고 있는 대표적인 서민형 음식점으로 ‘알뜰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명훈 오니기리와이규동 대표는 “1200원 선의 오니기리는 초기 방문객들이 매장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면서 “따끈한 즉석 수제 삼각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가격에 비해 한 끼 식사라도 넉넉한 양과 영양 면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식 삼각김밥을 컵에 담은 컵밥 ‘오니한컵’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2900원 기본형(참치샐러드, 보쌈김치, 멸치)과 3300원의 고급형이 출시했는데, 가격이 저렴한데다 테이크아웃이 가능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개설비용은 33㎡(10평) 기준으로 5000만원 안팎이지만 오피스가 직장인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점포구입비는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라이스버거인 오니버그까지 출시해 가벼운 식사를 즐기려는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20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일반적인 오피스, 역세권 등의 상권에서 인기를 더해 최근에는 공항, 병원, 기차역, 고속도로 휴게소 등 다양한 특수입지로 점포를 늘리고 있다.

기존 고급 메뉴에 속하던 외식업종의 경우도 서민형으로 바뀌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파게티전문점들은 1만원대 이상의 메뉴들로 구성돼 있어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보다는 특별한 날을 즐기는 연인들 또는 여성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분식형 스파케티전문점 ‘까르보네’의 경우 다양한 스파게티 메뉴들을 4000~6000원대의 ‘착한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서민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주로 초·중·고교 인근 상권에 입점해 합리적인 가격과 맛으로 매장 인근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직장인까지 고객층으로 끌어들였다.

‘헨젤과그레텔’ 등 동화 속 작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서민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가격은 낮추고 메뉴의 품질을 높인 것이 이곳의 인기 요인이다.

이효복 까르보네 대표는 “해산물스파게티, 까르보나라스파게티, 게살새우올리오스파게티 등 총 21가지의 다양한 정통 스파게티를 선보이고 있다”며 “스파게티 20년 경력의 메뉴개발팀이 선보인 스파게티 소스에 각종 야채와 해산물을 첨가해 영양의 균형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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