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빌딩이 조금 수상하다. 1층에 자리한 카페 도로시(DOROTHY)에서 가끔 록밴드들의 라이브연주가 강남 거리 일대를 꽉 채울 만큼 경쾌하게 흘러나온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관람하니 무료로 아메리카노까지 나눠준다.
김우정원장 (사진_류승희 기자)
그래서 빌딩의 3개 층을 수술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수술 후 편하게 쉴 수 있는 입원실도 넉넉히 마련했다. 또 리젠성형외과는 의료관광차 한국에 온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김 원장은 진료와 수술 외에 여러 서비스를 각별히 신경 쓴다.
김 원장은 "병원은 단지 병을 치료해 주는 곳이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돼야 한다"며 "따라서 의사는 고객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싸 안아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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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리젠메디컬그룹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평소 리젠메디컬그룹 의사들은 저소득층과 장애아동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다문화가정을 찾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능기부 활동도 하고 있다.
아울러 리젠메디컬타워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병원 및 카페 고객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강남역 일대에서도 인디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원장은 "병원을 찾은 고객들이 도로시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서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즐거워한다"며 "모든 고객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공헌과 문화발전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명일. 정범재 공동대표(왼쪽부터)
사진_류승희 기자
◆ 커피향 물씬 나는 록밴드 공연
리젠메디컬타워가 이색적인 문화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범재·문영일 도로시 공동대표의 참신한 아이디어 덕분이다. 두 대표 모두 수년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로, 색다른 카페프랜차이즈를 구상 중에 뜻을 모아 도로시를 오픈했다.
도로시의 가장 특별한 점은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을 '도로시 데이'로 정해 심전무밴드, 와인홀비너스 등 다양한 인디밴드들이 오후 4시와 8시 두 차례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공연 중 매장을 찾는 모든 고객들에게는 아메리카노가 무료로 제공된다. 강남역 거리에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인디밴드의 공연도 보고 커피도 마시니,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다.
문영일 공동대표는 "지난 도로시데이 때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왔고 하루에 4200잔 가량, 세 번의 도로시데이에 족히 1만잔 이상 무료커피가 제공됐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며 "강남역 일대에도 공연문화가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전문바리스타가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만든다는 점도 도로시의 경쟁력이다. 보통 카페프랜차이즈에서 보기 힘든 한방 및 건강 음료(디파티가, 알콜케어, 흑석류, 클러버 등)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정범재 공동대표는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이 수익을 위한 것이라 해도 사람과 문화의 소중함을 항상 잊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매장 개설비용도 철저히 낮춰 점주들이 실질적으로 돈을 벌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