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빅데이터' 이론과 김성근 감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06.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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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야구는 데이터야구인가 감과 근성의 야구인가

[장윤호의 체인지업]'빅데이터' 이론과 김성근 감독


최근 김응용(71) 전 삼성 사장, 고양 원더스 김성근(70) 감독, 그리고 김인식(65)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만났을 때 김응용 사장이 농담을 건넸다.

“한국 야구에는 아직 독립리그는 없다. 고양 원더스 한 팀 밖에 없으니 아직 원더스는 ‘독립팀’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독립리그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 말에 모두 함께 웃었다고 한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폭발적인 흥행을 보이며 800만 관중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인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 추진 유보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반발해 선수협이 올스타전 보이콧을 결정하는 등 자칫 일대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생겼다.

그런 가운데 한국 야구는 물론 스포츠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협회가 생겨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협회의 회장을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이 맡았다.



김성근 감독은 26일 창립 총회를 연 대한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KSA)의 초대 회장이 됐다. KSA는 코리아 스포츠 애널리스트(KOREA SPORTS ANALYST ASSOCIATION)의 약자이다.

지난 해 한국체육대학교에 개설된 ‘스포츠 애널리스트(분석가)’ 과정을 수료한 1기 생들이 주축이 돼 KSA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은 평소 어떤 조직의 장을 맡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의외였다. 그래서 총회가 열린 날 통화를 했더니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맡았다. 각자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해야만 야구는 물론 모든 스포츠가 동반해 성장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KSA 측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혹독한 훈련과 철저한 데이터(data)에 바탕을 둔 야구로 판단하고 있다.

필자도 훈련 부분은 인정하지만 데이터 야구라고 하는 것은 옳을까? 물론 김성근 감독은 데이터를 매우 중요시한다. 그러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본능적인 ‘직감(直感)’에 바탕을 둔 ‘근성(根性)의 야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스스로 ‘일구이무(一球二無)의 야구’라고 정의했다.

스포츠에서 데이터를 놓고 접근할 때 야구 만큼 무궁무진한 자료를 축적해놓고 있는 종목을 찾기 어렵고 그 분석 기법의 다양함에 있어서도 야구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현대 야구에서 가장 혁명적인 야구의 데이터 분석 이론은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이 선보인 ‘머니 볼(Money Ball)’ 이론이었다.

간단히 설명하면 빌리 빈 단장은 모두가 중시했고 지금도 주요 지표가 되는 타율 타점 홈런 등 보다 볼넷이나 출루율 등이 팀 승리에 더 보탬이 된다는 것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저비용 고효율의 강력한 팀을 만들어냈다.

최근 장영재 KAIST 산업 시스템 공학과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인상 깊게 읽었다. 주제가 스포츠계가 새로운 경영 이론의 실험 현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영재 교수의 칼럼을 일부 인용해 소개한다.

‘최근 경영계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빅 데이터(big data)는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그 안에 깔려 있는 트렌드를 찾아내는 것이다. 경영학자들은 빅 데이터를 활용하면 주먹구구식 예측과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정밀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빅 데이터 결정은 아직 실제로 적용된 사례가 많지 않다. 아직 실제 기업 운영에 어떻게 활용해 기업의 역량으로 활용할지 고민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미국 MLB(메이저리그 프로야구)는 10여년 전부터 빅 데이터가 추구하는 관련된 모든 데이터 통합, 비정형 데이터 분석, 실시간 의사 결정이란 방식을 도입해 빅 데이터의 개념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회장을 맡은 KSA가 과연 어느 정도의 분석 기술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메이저리그는 이미 빅 데이터 이론까지 접목시키고 있고 일본 프로야구의 정밀 분석 기법도 한국야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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