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예약보다 비싼 세계 최대 여행사이트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2.07.0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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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한국 사이트 공식 론칭 트립어드바이저 사용기

세계 최대 여행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가 국내에 상륙했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월간 방문자 수 5130만명, 리뷰 수 6000만건 이상의 엄청난 여행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세계 30개국에서 21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한국어 사이트(www.tripadvisor.co.kr)는 호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호텔 인기순위와 가격비교, 선택 툴 등이 핵심이다.



트립어드바이저만의 평가방식을 통해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여행경비나 호텔 평가 등의 자료를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여행 경비가 가장 저렴한 도시로 베트남 하노이를 꼽았으며, 가장 비싼 도시로 영국 런던을 지목하기도 했다.

다카노부 야마모토 아태지역 시장개발담당 부사장 겸 일본지사장은 “여행객의 실질적이고 솔직한 의견을 통해 여행정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며 “월 890만명의 방문자수를 가지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성장세를 감안해 한국시장에 지사를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있는 아·태지사는 현재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을 4번째 현지 오피스 개설국가로 선택했다.



이용자가 직접 호텔 정보와 사진, 평가 등을 올려놓고 공유하는 내용은 트립어드바이저를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이다. 일부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이용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회사는 자체 자정능력을 믿는 눈치다. 회사는 글로벌 여행 산업 전문 리서치 회사인 포커스 라이트 조사결과 98%의 응답자가 트립어드바이저의 호텔리뷰가 정확하다고 평가했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트립어드바이저는 “한국어 사이트의 한국 숙박시설에 관한 페이지뷰가 작년대비 137% 증가했으며, 순 방문자 수 역시 9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론칭 기자간담회 트립어드바이저 모바일 앱 초기화면

트립어드바이저 모바일 앱 사용해보니

트립어드바이저는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 기반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이다. 국내 론칭의 목적은 한국인의 국내여행 자체 수요와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정영수 한국지사장은 론칭 행사에서 “한국은 월 25만6000건의 리뷰가 올라올 정도로 아태지역 내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한국 여행자들이 국·내외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의 정보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립어드바이저의 쓰임새는 어떨까. 직접 앱을 깔아보고 활용도를 판단해봤다. 우선 첫 화면은 심플하다. 호텔, 음식점, 관광명소, 내 주변 정보 등 항목별로 깔끔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기자의 올 여름휴가 예정지인 ‘울릉도’의 숙소를 검색하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등록된 숙소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 없음’ 혹은 ‘호텔 없음’이라는 안내문구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접속의 문제로 착각하기 쉬웠다.

국내 유명 관광지인 ‘경주’로 검색어를 바꿔봤다. 51개의 숙박업소가 검색됐다. 절반가량은 주소 외에 제공된 자료가 없어 아쉬웠다. 지도 검색을 해봤다. 영어와 한국어가 혼재된 지도였다. 포털의 지도 서비스와 연동만 시켜놨어도 됐을법한 문제였다.

트립어드바이저가 자랑하는 리뷰는 어떨까. 국보 24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에 대한 리뷰를 찾아봤다. 모두 66건의 리뷰가 올라와 있었는데 모두 영어와 일본어로 남겨져 있었다. 한국어 리뷰는 1건도 찾을 수 없었다.

경주의 숙소 중 가장 평가가 좋은 경주 힐튼을 선택한 뒤 직접 전화걸기를 통해 예약을 시도해봤다. 영어로 ‘잘못된 번호’라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발신정보를 통해 국제전화로 연결됐음을 알게 됐다.

하나의 제휴사를 선택해 어플 예약을 시도해봤다. 6월 말 평일 수페리어 더블룸 혹은 트윈룸으로 예약을 했더니 부가세 및 조식, 서비스 요금, 전망 프리미엄 포함 19만6020원을 결제하라는 창이 나왔다. 또 다른 곳의 가격은 이보다 저렴한 17만7000원이었다.

직접 호텔에 전화해 예약해봤다. 동일한 조건으로 요구하자 15만7300원이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직접 예약이 오히려 더 싼 셈이다.

어플의 효용성 역시 한계로 보인다. 1류 호텔을 이용하는 주 수요층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어플 정보보다 기존의 평판을 통한 전화예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여행자 상당수는 1류 호텔보다 실속형 숙소를 찾는 비중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어플 활용도는 낮아보였다. 간담회에서도 이를 지적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플 이용자의 평가는 외국 여행정보에 후한 반면 국내 정보에는 인색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작성자 경XX은 "외국 호텔 검색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호평했지만 작성자 EunXXXXXX은 "메이저급 호텔이 아니면 검색조차 되지 않는 쓰레기 어플"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트립어드바이저가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한 지는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9명의 직원으로 2011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규모도 작고 시기도 짧지만 세계 최대 여행 사이트의 아시아 네번째 오피스 개설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 등 국내 여행업계와 업무제휴를 맺고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트립어드바이저의 성장에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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