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주택 설계만 고민한 '달인', 결국엔…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2.06.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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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대식 SK건설 건축설계팀장


- 같은 값이면 넓은 집 선호…면적 활용 극대화
- '수원 SK스카이뷰' + α공간 창조 등 진두지휘


↑김대식 SK건설 건축설계팀장.↑김대식 SK건설 건축설계팀장.


 "도면 그릴 때 책상, 침대 같은 가구까지 그리라고 주문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설계전문가도 깜빡 도면에 속거든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SK건설 사옥. 김대식 SK건설 건축설계팀장(53·사진)의 말소리가 커졌다. 김 팀장은 건축설계팀에만 26년간 몸담은 '설계의 달인'이다. '플러스 알파공간'으로 유명한 '수원 SK스카이뷰'가 바로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김 팀장은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평면에 심혈을 기울이는 현재의 트렌드는 바람직하지만 공간 확장에만 함몰돼 '죽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방 개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방'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 팀장은 "요즘 나온 아파트를 보면 방은 많은데 정작 책상과 침대가 두루 들어가는 '쓸모 있는 방'은 없는 것같아 아쉬울 때가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자 후배들에게 도면을 그릴 때 침대와 책상 등 가구까지 함께 그리고 실제 집에서 생활하는 상상을 끊임 없이 해보라고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김 팀장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평면은 '수원 SK스카이뷰'다. 전용 85㎡ 기준 아파트에 서비스면적을 43.8㎡로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전용 85㎡ 아파트 서비스면적은 30㎡에 그친다.


↑SK건설 '수원SK스카이뷰'에 적용된 전용 85㎡신평면ⓒSK건설 제공↑SK건설 '수원SK스카이뷰'에 적용된 전용 85㎡신평면ⓒSK건설 제공
이런 도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비밀은 '발상의 전환'에 있다. 다른 건설업체가 전용85㎡를 반듯한 직사각형(그림 가운데 평면 참조)로 설계하는 것과 달리 SK수원 스카이뷰는 중간을 비운 형태(그림 왼쪽 참조)로 설계해 거실 가로폭은 최대한 늘렸다. 면적 제한 속에서 어떻게 하면 넓어보이는 집을 그려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상상한 결과다.

 김 팀장은 "설계경력 26년 만에 내가 설계한 집이 마음에 들어 분양받은 건 '수원 SK스카이뷰'가 처음"이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복층형 평면, 1∼2인가구 특화형 평면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주택설계는 '가용공간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하나의 평면을 각 지역 아파트에 그대로 찍어내듯 적용한 1980년대와 신도시가 생기면서 평면의 진화가 시작된 90년대를 거쳐 이제는 '같은 가격이면 넓은 아파트'를 추구하는 평면이 주를 이룰 것이란 예상이다.

 김 팀장은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약해지고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오늘날에는 같은 가격에도 최대 공간을 제공하는 아파트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며 "전용 59㎡도 85㎡처럼 활용할 수 있는 '작지만 품격있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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