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품은 넥슨, 글로벌 '톱3' 노린다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2.06.10 12:05
글자크기

"지난해 매출 기준 7위, 올해 3위 성장도 가능"

"굴뚝산업으로 치면 삼성과 현대차가 힘을 합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캐주얼게임 및 퍼블리싱의 대가인 넥슨과 대작게임의 명가 엔씨소프트 (185,800원 ▲2,500 +1.36%)는 게임기업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상호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1 플러스 1이 2가 아닌 3, 4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겁니다."(국내 게임업계 고위임원)

지난 8일 오후 넥슨의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자리 등극 소식은 그야말로 업계를 화들짝 놀라게 한 사건이었다. 양사의 경영 시너지는 물론 향후 게임업계에 미칠 지각변동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실적기반 업계 순위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액 1조2190억원을 기록, 2위인 네오위즈게임즈 (20,300원 ▼100 -0.49%)(6678억원)와의 격차를 2배로 벌였다.

엔씨소프트 역시 6089억원의 매출을 달성, NHN한게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양사의 지난해 매출액 총합은 1조8600억원. 양사의 지난해 실적만 합해도 2위 사업자인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격차를 3배 가량 벌이게 된다.



특히 이번 인수가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인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 정식 서비스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블소가 2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은 1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넥슨 역시 올해 '프리스타일', '룰더스카이' 등 인기게임을 보유한 JCE (2,285원 ▼25 -1.08%)를 인수한데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1분기에만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매출은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기대만큼의 성적만 거둔다 해도 2위 사업자와의 격차는 다시 4배 이상으로 벌어지는 것. 이는 글로벌 게임업계 7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글로벌 게임업계 3위였던 중국 텐센트의 매출은 2조8300억원. 넥슨-엔씨 연합군의 매출이 온라인게임 기업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는 전체 게임 업계에서도 액티비전블리자드(5조3300억원), EA(4조7700억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양사의 시너지를 감안할 때 명실상부하게 1, 2위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글로벌 종합 온라인 게임사로 위상이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재무현황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투자를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 NXC는 보유현금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순이익만 272억1100만엔(한화 4033억541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인수는 국내 게임기업이 해외 대형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성장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넥슨-엔시 연합군이 국내 시장에서 다른 중견·중소기업의 시장을 잠식할 경우 심각한 쏠림현상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넥슨의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관련 독과점 판단 기준인 지분 15% 이상 인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 시장에서 보드, 캐주얼, MMORPG 등 주요 게임장르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는 이들 연합군은 활발한 경영만을 남겨두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