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건설사 '법정관리 도미노' 막아라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6.05 04:31
글자크기

- 채권은행·PF대주단 책임 분담 견해차 파국
- 정부, 이해관계 조율 컨트롤타워 구성 검토


워크아웃 건설사 '법정관리 도미노' 막아라


 풍림산업에 이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우림건설도 지난 1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풍림산업과 우림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근본원인을 채권은행들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판단, 이를 중재할 컨트롤타워 구성에 나서는 등 추가 부실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2011년 기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현재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중인 곳은 각각 13개, 8개로 총 21개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LIG그룹 계열인 LIG건설(53위·이하 시공능력평가순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비롯, 효성그룹의 진흥기업(41위) 대림산업의 자회사 고려개발(38위) 등도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그룹의 후원을 받던 건설사들도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올들어선 워크아웃을 진행하던 벽산건설(26위)이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까지 올라 업계에 후폭풍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최근 벽산건설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마저도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워크아웃중이던 풍림산업(30위)과 우림건설(57위)이 최근 1개월새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끊겨 법정관리란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특히 이번 풍림산업과 우림건설의 경우 워크아웃을 주도하던 주채권은행과 개별사업장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대출해준 은행들 간 해묵은 갈등이 빚어낸 결과란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채권은행들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은행이 자금회수를 미루고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별사업장에 대출해준 PF 대주단은 일방적인 고통 분담을 강요받는다는 불만이다. 결국 주채권은행과 PF 대주단 간 책임 분담의 크기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파국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로선 양측의 미묘한 입장차를 조율해줄 법적근거가 없는 데다 다른 워크아웃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손발이 맞지 않아 은행들간 앙금이 쌓인 만큼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일 대한건설협회는 채권은행들 간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 것과 워크아웃기업 채무에 대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춰 채권회수 부담을 줄여달라고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감독당국도 채권단 간의 다툼을 방지하고 워크아웃의 원활한 진행을 돕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개선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큰 건설사에 대해선 은행들이 협업을 통해 워크아웃을 일정대로 끌고가도록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채권단과 PF대주단 간 역할에도 좀더 분명한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