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년' 취업 아닌 창업에도 관심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2.06.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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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년' 취업 아닌 창업에도 관심을


최근 학생들이 직접 마련한 '2012 청년창업페스티벌'에 다녀왔다. 빼곡히 들어선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바야흐로 청년 창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행사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전국 곳곳에서 행사에 참가한 약 1500명의 학생들은 창업 선배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등 창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지금 20대를 가리켜 '역사상 가장 뛰어나지만(공부를 많이 했지만) 취업하기 가장 어려운 세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무색할 만큼 청년창업 '페스티벌'은 축제의 느낌이 났다.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일자리 구하기에서 벗어나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이만큼이나 많이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기라도 한 걸까.

이 행사에선 무료 인터넷 백과사전을 내세우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가 선배 창업자로서 강연에 나섰다. 지미 웨일스의 강연이 열린 1700석에 달하는 서울대 문화관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지미 웨일스에게 학생들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느냐", "도전하라고 말은 하지만 실패가 두렵다",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조언을 해달라"는 등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지미 웨일스의 대답에서 국내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약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미 웨일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러 도전을 하며 실패를 해본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보다 훌륭한 사람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지미 웨일스는 한국의 취업과 관련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에는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이런 인식이 창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은 청년 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청년실업률은 사실상 22%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약 110만 명이 취업을 못한 채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세계 청년 실업률이 올해 12.7%로 오른 뒤 앞으로 4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지표는 더 이상 취업만이 일자리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방증한다. 정부와 학교가 창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학생들의 마음가짐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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