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카페베네, 투자자 외면하나...자본확충 '어렵네'

더벨 박창현 기자 2012.05.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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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실적 악화로 주당 2만원대로 하락...프리IPO 협상 재개 가능성

더벨|이 기사는 05월30일(14:2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실적 부진에 빠진 카페베네가 상장 전 자금유치(프리 IPO) 무산이라는 사태에 직면했다. 성장 정체와 수익성 급감, 차입금 증가 등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 등을 감안해 가격 조정까지 나섰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샀다는 평가다.



카페베네는 올해 초부터 LTI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2~3군데의 사모투자펀드(PEF)와 상장 전 자본유치 협상을 진행했다. 당시 PEF들은 카페베네의 미래 성장성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새롭게 발행할 전환우선주(100만주) 주당 가격으로 3만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식수(약 670만주)를 감안할 때 전체 기업가치를 2300억원 대로 평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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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1분기 카페베네가 최악의 경영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가맹점 증가 속도 둔화로 매출액은 전년 수준에 그친 반해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용은 급증하면서 카페베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378억원)와 비슷한 370억원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0% 이상 줄어든 13억, 7억원에 그쳤다. 이익 규모가 급감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분기와 비교해 19.79%에서 3.6%로 크게 감소했다. 14%에 달했던 매출액 순이익률 역시 2%대로 곤두박질 쳤다.

반면 신규 사업 확장으로 영업 및 투자활동 부문의 현금지출은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카페베네는 영업 및 투자 활동 부문에 130억원이 넘는 현금을 지출했다. 카페베네는 현금흐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올해에만 차입금을 270억원 가량 늘렸다. 차입을 통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2010년152억원에 그쳤던 차입금 규모는 2년 여 만에 600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곤두박질 친 경영실적은 카페베네 밸류에이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초 3만원 선에서 논의됐던 신주 발행가는 1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2만원 중후반 대까지 낮아졌다. 차입금에 의존한 사업 확장 전략에 한계를 느낀 카페베네 측도 자본 확충을 위해 PEF의 가격 할인 주장을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하지만 가격 할인 이점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PEF의 자금줄을 담당하는 투자자(LP)들은 카페베네의 사업 영속성과 수익성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다. 카페베네의 사업 영속성과 기업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LP들은 투자 결정을 차일 피일 늦췄다. 그 결과 4월로 예정됐던 주요 LP들의 투자심사위원회는 6월 이후까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발행가격까지 낮추며 저자세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자 카페베네 측은 결국 투자 유치 백지화라는 초강수를 뒀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적정가치를 받지 못한 것이 투자 무산의 직접적인 이유"라며 기존 투자자들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해외 직영점 확대를 위해 카페베네가 신규 자금 조달이 절실한 만큼 다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카페베네의 이번 협상 결렬 발표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다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카페베네 측도 이번 투자 유치 무산과 별개로 언제든 적합한 투자자가 나타나면 다시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카페베네 입장에서도 국내외 주요 PEF들과 진행해왔던 프리 IPO 투자가 아무 성과없이 무산될 경우, 기업 평판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투자자들이 카페베네 수익성에 의문을 품으며 계속 기업가치를 하향 평가했다는 점이 향후 투자자 유치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페베네가 신규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사업비 지출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프리 IPO를 포함한 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카페베네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는 점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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