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힘', 지가 상승률 1위…실제 땅값은?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최윤아 기자 2012.05.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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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정 모씨는 최근 강원도에서 사들인 땅이 크게 올라 싱글벙글이다. 불과 1년도 안돼 최고 2억원 가까이 시세차익을 챙기게 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난해 7월 다세대주택을 지을 생각으로 평창군 대화면 신리 일대 1800㎡(540평)을 3.3㎡당 37만원에 매입했다. 현 시세는 60만~70만원 정도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전후로 강원도 평창군과 정선군 일대 땅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시세를 반영해 국토해양부가 31일 공시하는 개별공시지가에서도 강원도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평창군 땅값은 올 1월1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15.11% 올라 경남 거제시(23.82%)에 이어 시·군별로 2번째 상승률을 보였다. 정선군 역시 12.58% 상승, 4위에 랭크됐다.

국토부는 이들 지역의 개별공시지가가 크게 오른 이유를 동계 올림픽 유치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개별공시지가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개별토지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지난해보다 1~2%포인트 올려 60% 수준까지 높인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와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주장은 다소 다르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따른 직접적 영향보다는 교통이나 기업유치 시설 등의 개발 호재로 인해 일부지역 땅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강원도 평균 땅값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원주-강릉간 복선전철 평창역 기공식 등 교통호재나 기업유치, 연구소 등 개발 호재가 직접적인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투자목적보다는 전원주택, 펜션 등 임대수익 목적으로 땅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땅값은 임야나 전답이 아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농지냐, 관리지역이냐에 따라 나뉜다. 농지는 임야든 전답이든 실제 농사짓는 농민아니면 취득할 수 없고 개발도 불가능해 싼 편이다. 반면 관리지역은 개발이 가능해 보다 비싸다.


평창의 경우 농지는 3.3㎡당 10만원 정도, 관리지역은 3.3㎡당 10만~20만원 정도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평창 O중개업소는"현 시세는 2008년 때보다 더 내려간 수준"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직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전에 10~20% 반짝 올랐다가 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획부동산이 몰고 온 투기 바람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평창 소재 중개업소는 "동계올림픽 유치 전후로 평창군과 정선군 일대에 기획부동산이 몰려와 땅값을 올려놨지만 이들이 철수한 뒤 거래도 안돼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토지 양도소득세율 때문에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주장이다. 현재 35%의 일반세율이 적용되고 있지만 내년 1월1일부터 66%로 배 가량 높아져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밖에 평창군 일대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땅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명동 네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 '네이처 리퍼블릭'이 입점해 있는 곳으로 조사됐다. 중구 충무로 1가 24-2번지에 자리한 네이처 리퍼블릭 매장의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4.3% 상승한 ㎡당 6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3.3㎡ 기준으로 계산하면 2억1450만원으로, 웬만한 수도권 소형아파트 1가구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곳은 2004년부터 9년째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기록하게 됐다.

주거지역 중에는 용산구 이촌동 422번지 일대 성원아파트가 ㎡당 1350만원, 3.3㎡당 4455만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싼 곳은 도봉구 도봉동 산50-1번지 도봉산 자연림으로 ㎡당 5170원, 3.3㎡당 1만7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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