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카페베네, 무차입 경영포기..차입금 600억 육박

더벨 박창현 기자 2012.05.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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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신규 투자, 차입 전략으로 대응....신사업 성공 여부 관건

더벨|이 기사는 05월23일(16:5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페네베가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매출액과 순이익을 높여 상장 시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역으로 지금 영위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만으로는 대주주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맞추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렸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1675억원의 매출액과 1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도(2010년)와 비교해 매출액은 65%가량 늘었지만 순익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당초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 목표를 2000억원 수준까지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상장 시기도 올해에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 사업 확장 위한 차입 전략..'152억→345억→581억' 차입금 급증

실적 부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카페베네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신사업 확장이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레스토랑 브랜드 '블랙스미스'를 새롭게 론칭했고 뉴욕 직영점 오픈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사업확장은 재무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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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전년도 기준으로 152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345억원까지 늘어났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도 2010년까지 마이너스(-7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현금성 자산으로 빚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의미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가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 확장 투자에 나서면서 순차입금이 218억원으로 급증했다.

재무 건정성 지표 역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장 단기 차입금의존도가 17.7%에서 20%까지 늘었고 차입금 의존도도 10%포인트 늘어난 37.7%까지 높아졌다. 금융비용부담률을 나타내는 EBITDA/총금융비용 배수는 23배에서 8.8배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카페베네가 올해 1분기에도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직영점 확대 및 해외 시장 추가 진출 등으로 약 120억원의 추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페베네 측은 매년 10 여개의 직영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영점 신규 출점을 위해서는 약 7억~10억원의 투자금이 필요된다. 따라서 사업 확장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카페베네는 연간 100억원 가량의 투자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또 해외 직영점의 경우, 사업 기반이 안정될 때까지 적자를 보존하기 위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더욱이 뉴욕과 LA, 베이징 등 전시효과가 큰 대도시에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진출한 만큼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영업을 개시한 카페베네 미국법인(Caffebene Inc)은 연말까지 총 1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가 중단기적으로 카페베네에 적지 않은 재무적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부담은 최근 카페베네 재무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카페베네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200억원 이상 늘어난 581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331억원)도 크게 증가했다.



카페베네 차입금 구조를 살펴보면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대출금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상환 계획에 따라 당장 내년 3월까지 갚아야 할 빚만 288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현금성 자산을 25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어 상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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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초첨 맞춘 공격적 확장?.."재무 부담 클 듯"

문제는 카페베네가 향후에도 직영점 중심의 확장 전략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재무부담이 계속 가중될 것이라는 점이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공격적인 점포출점으로 219억원의 자본 지출이 발생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적자를 기록했다. NCF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영업 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카페베네는 올해에도 직영점 확대를 위해 총150억원 내외의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100억원 규모의 양주생산공장 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결국 올해 다시 영업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서 차입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카페베네 상장 전 투자(프리 IPO)를 검토하고 있는 투자자들 역시 이 같은 재무적 부담 요인 때문에 선뜻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달 초로 예정됐던 투자심의도 다음달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현금창출능력을 상회해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신규 사업이) 안정화 될 때까지 자금부담이 클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상환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되지만 사업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모든 투자가 기업가치 제고 및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 업종 특성상 점포 투자 후 비교적 단기간 내 이익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무상환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를 앞두고 재무 상황에 큰 부담을 주면서까지 사업확장에 나서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상장 시점에 맞춰 단기간 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의도가 너무 눈에 드러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엄청난 투자를 감행한 신규 사업이 상장 시점까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밸류에이션 하락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업 확장의 이유가 단기간 내 실적을 끌어올려 상장 시 더 높은 공모가를 받기 위한 것이라면 투자자들도 경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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