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남들 잔칫상이 불편?

더벨 민경문 기자 2012.05.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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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PT, 인수후보 모두 모여 '형식적' 진행...매각 지분율 고려해 '타협' 가능성도

더벨|이 기사는 05월17일(14:0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칼라일, IMM프라이빗에쿼티,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유수의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맥쿼리증권 한국지사로 집결했다. 이들은 대우인터내셔널 및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의 유력 인수 후보들이다. 지난달 13일 인수의향서(LOI)를 매각주관사인 맥쿼리에 제출했다.



모인 이유는 교보생명 실사 작업의 일환인 경영진과의 인터뷰(Management PT)때문이었다. 인수 후보들이 해당 업체의 주요 임원들을 모아놓고 경영 상태 등을 포함한 회사의 업데이트 상황을 질문하는 자리였다. 단순 재무정보 파악에 그치는 데이터룸 실사와는 차별된다.

경영진 PT의 경우 인수합병(M&A) 절차상 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동으로 진행할 경우 자칫 후보간 인수전략이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보생명 지분 매각의 경우 인수 후보 6곳 모두 함께 PT를 수행했다. 당연히 진행은 형식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다. 경쟁자들이 서로 눈치를 보느라 뻔한 질문만이 오고 갔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교보생명 측에서는 "한데 모아서 하는 것이 시간적인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동시 진행'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인수후보들의 면면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개별 PT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9.93%) 매각에 대해선 아예 경영진 PT 조차 생략됐다.

신창재 회장을 비롯한 교보생명 경영진 입장에선 외형상으로 이번 딜이 하등의 상관이 없다. 매각 주체가 엄연히 제3자(대우인터·캠코)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선 경영진 PT에 응할 의무도 없다. 이는 어디까지나 신사협정에 따른 것일 뿐이다.


교보생명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있는 회사다. 매각 지분에 기존 PE 보유분까지 합해지면 50%를 넘게 된다. 재무적 투자자(FI)로 구성된 원매자 가운데 ‘백기사'로 알려진 곳은 없다. 신 회장 입장에서 매각 성사를 위해 성심 성의껏 ‘프로모션'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번 경영진 PT가 신 회장 측에서 그나마 ‘인심'을 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적대적 M&A를 우려해 제대로 실사 정보를 공개한 일이 과거에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 보유분을 합한 매각 지분 33%는 신 회장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교보생명 측에서 PE들과 일정 수준 타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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