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공모가 너무 비쌌나… 둘쨋날 11%급락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송선옥 기자 2012.05.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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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21일(현지시간) 상장 둘째날 거래에서 11% 급락하며 공모가 38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2거래일만에 공모주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 페이스북과 주간사인 모간스탠리가 기업공개(IPO)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날 나스닥지수가 2.46% 오르며 올들어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10.99% 급락하며 34.03달러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주간사인 모간스탠리의 개입으로 간신히 공모가 38달러 위에서 마감했으나 이날 지지선을 잃어버리고 33달러까지 떨어진 뒤 34달러대에서 마감했다.

페이스북의 주가 급락은 공모가가 너무 높게 산정됐다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이스북은 상장 직전에 공모 물량을 늘리고 공모가도 높였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패처는 "주간사가 전적으로 이를 망쳤다"며 공모 규모가 "절반 수준에 그쳤어야 주가가 45달러에서 마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당초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주식을 내던진다"며 "포트폴리오 매니저들로선 매도세가 촉발된 셈"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공모 첫날 이상적인 주가 상승률은 10~15%이다. 이 정도 주가가 올라줘야 위험한 신주를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상장 첫날 거래에서 주가가 거의 오르지 않으면 IPO가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이 9억명의 가입자 기반을 수익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과연 주주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충분히 신경 쓰고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상장 첫날 페이스북은 오전 11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나스닥시장에서 주문 체결이 오류를 일으키며 30분 늦게 거래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미국 주식 이사인 데이브 로벨리는 "그들(페이스북)은 상장을 늦췄어야 했다"며 "페이스북은 나스닥시장에서 발생한 주문 체결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오후 1시까지는 거래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체결 오류에도 불구하고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했으나 상승세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고 모간스탠리의 지지로 간신히 공모가 38달러 위인 38.23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38달러 훨씬 밑에서 거래를 시작해 주간사들의 주가 지지를 위한 매수도 힘겨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주문을 적절하게 체결하지 못한 트레이더들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로 금융업계 자율규제 기관인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는 이날 지난 18일 오전 11시11분부터 11시30분까지 투자자들이 주문이 확정됐는지 통보를 받지 못한데 대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로벨리는 "주식을 주문하는 쪽의 기관들이 지금 페이스북을 공매도하고 있다"며 "다음 촉매는 3개월 후에나 나올 페이스북의 어닝일 뿐 지금은 페이스북 매수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 페이스북 투자는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지적이다.

로벨리는 페이스북이 매출을 어떻게 늘릴지 좀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기 전까지 페이스북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 역량에 대한 확신 없이는 페이스북 주가가 당초 공모가 범위 하단이었던 28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허드슨 스퀘어 리서치의 대니얼 언스트 원장은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시장이 현실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처음 공모가 범위 바닥이었을 때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30달러대 초반이나 20달러대 후반이었다면 (페이스북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지금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 심리가 가라앉으면서 트레이더들의 심리도 펀더멘털과 이익 창출 능력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언스트는 "53%의 영업이익 마진과 9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환상적인 회사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며 "하지만 어닝의 70배를 지불하고 싶지는 않고 50배나 40배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며 따라서 이익이 늘어나거나 주가가 떨어져 밸류에이션이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34달러일 때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가 57배 수준이 된다. 반면 구글은 14배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구글보다 4배 이상 비싸다는 의미다.

BTIG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그린필드는 "페이스북의 IPO 가격은 우리가 매력적인 12개월 수익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며 올해 매출액과 이익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어 "페이스북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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